아이고, 참말로 오랜만에 콧바람 쐬러 제주에 왔수다. 이번에는 넷플릭스에 나왔다는 제주 맛집 ‘치저스’에 가보려고 맘 단단히 먹었지. 워낙 예약이 힘들다기에 알람까지 맞춰놓고 호랭이 잡으러 가는 심정으로 예약했잖소. 옛날에는 푸드트럭이었다는데, 지금은 어엿한 식당으로 번듯하게 자리 잡았다니, 내 맘이 다 뭉클하구먼.
송당리 좁은 길을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니, 저 멀리 하얀 건물이 눈에 띄더라고. 간판이 따로 없어 그냥 지나칠 뻔했지 뭐요. 건물 앞에 서니, 옛날 창고를 개조했다는 말이 딱 맞더만. 겉은 허름해도 안에는 얼마나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인지. 천장을 보니 나무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벽은 하얀 타일로 깔끔하게 마감했더라고요. 커다란 창문으로는 제주의 푸른 하늘과 초록빛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니, 밥 먹기 전부터 기분이 싹 풀리는 거 있지.

자리에 앉으니 메뉴판이 떡하니 놓여 있는데, 메뉴는 단촐하더라고. 라클렛 스테이크, 아란치니, 미트볼 딱 세 가지! 뭘 먹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다 시켜봤지. 이왕 온 거, 싹쓸이해야 쓰것어? 미리 주문을 하고 가서 그런지, 음식은 금방 나오더라고. 기다리는 동안, 식당 구석구석을 구경했는데,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에 띄었어. 창가에는 화분이 놓여 있고, 벽에는 그림이 걸려 있고. 주인장의 손길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지. 밖에 보니 냐옹이 세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더라. 밥 먹고 나와서 쓰다듬어 줘야지 생각했지.
제일 먼저 나온 건 치저스의 자랑, 라클렛 스테이크! 뜨거운 철판 위에 부채살 스테이크가 놓여 있고, 그 위에 녹인 치즈를 촤르르 부어주는데, 아주 그냥 눈이 번쩍 뜨이더라고. 스테이크는 굽기도 딱 좋고, 육즙이 좔좔 흐르는 게, 입에 넣으니 살살 녹는 거 있지. 고소한 치즈랑 같이 먹으니, 느끼할 것 같다고? 천만에! 느끼함은 싹 잡아주고, 고소함은 두 배로 만들어주니, 이건 뭐, 꿀맛이 따로 없더라고. 같이 나온 구운 김치랑 양파도 스테이크랑 환상궁합이여.

다음은 아란치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 안에 쫄깃한 한치랑 새우가 듬뿍 들어있는데, 이야, 이거 진짜 별미더라고. 톡톡 터지는 쌀알의 식감도 좋고, 매콤한 토마토소스가 느끼함도 잡아주니, 이건 뭐,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더라고. 겉바속촉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맛이었어.
마지막으로 나온 건 미트볼! 커다란 미트볼이 밥 위에 턱하니 올려져 나오는데, 비주얼부터가 아주 그냥 맘에 쏙 들더라고. 미트볼은 얼마나 부드러운지, 입에 넣으니 스르륵 녹아 없어지는 거 있지. 토마토소스는 또 얼마나 깊은 맛이 나는지,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미트볼 맛이 그대로 느껴지더라고. 밥이랑 같이 쓱쓱 비벼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었어.

음식을 다 먹고 나니, 배가 빵빵해졌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더라고. 그래서 한라봉 에이드랑 와인 에이드도 한 잔씩 시켜봤지. 한라봉 에이드는 상큼하고 시원한 게,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고, 와인 에이드는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묘하게 끌리더라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참 착하더라고. 스테이크, 아란치니, 미트볼, 에이드까지 다 시켰는데도, 6만원 조금 넘게 나왔으니, 이 정도면 완전 횡재한 거 아니겠어? 사장님도 얼마나 친절하신지, “맛있게 드셨어요?” 물어보시는데, 어찌나 정겹던지.
치저스에서 밥을 먹고 나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 맛있는 음식도 음식이지만, 정겨운 분위기랑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정말 기분 좋게 밥을 먹을 수 있었어. 다음에 제주에 오면 꼭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했지.

아, 그리고 화장실! 솔직히 말해서 화장실은 좀 그랬어. 옛날 시골 화장실 느낌이랄까? 깨끗하지 않은 건 아닌데, 왠지 모르게 찝찝한 기분이 들더라고. 그래도 뭐, 밥맛만 좋으면 된 거 아니겠어?
치저스는 말이야,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정이 넘치는 곳이야.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지는 곳이지. 제주 송당리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따뜻한 정도 느껴보시라요. 후회는 절대 없을 거요! 아참, 예약은 필수인 거 잊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