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옅은 안개가 서귀포시 거리를 감싸는 시간. 어김없이 눈이 번쩍 뜨이는 건, 뱃속에서 울리는 요동치는 알람 때문이지. 어젯밤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기울인 술잔들이 이제야 속을 긁어대는 모양이야. 이럴 땐 딴 거 필요 없고,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뚝딱 말아 먹는 게 최고 아니겠어?
어디로 갈까 고민할 것도 없이, 발길은 자연스레 제주은희네해장국으로 향했어. 문을 열고 들어서니, 넓고 깨끗한 실내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 번쩍이는 조명 아래 나무색 테이블들이 정갈하게 놓여있는 모습이, 마치 새로 지은 읍내 사랑방 같은 느낌이랄까.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보니, 해장국, 내장탕, 돔베고기, 양무침… 아, 결정 장애가 올 뻔했지 뭐야. 그래도 오늘은 해장하러 온 거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해장국을 시켰어. 옆 테이블 보니, 뽀얀 돔베고기에 시선이 강탈당했지만… 오늘은 참아야 하느니라. 다음엔 꼭 돔베고기랑 양무침도 먹어봐야지 다짐했어.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해장국이 눈앞에 떡 하니 놓였어. 뚝배기 안에는 선지와 우거지, 콩나물이 푸짐하게 들어있고,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양념이 듬뿍 올려져 있더라. 보기만 해도 속이 확 풀리는 기분 있잖아?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양념장을 풀기 전에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봤어. 캬~ 이 맛이지! 맑고 시원한 국물이 속을 씻어 내리는 듯한 느낌. 텁텁함 없이 깔끔한 게, 딱 내가 찾던 그 맛이야. 혹시라도 텁텁한 게 싫은 사람은, 주문할 때 미리 다데기를 빼달라고 하면 된다 하더라고.
이제 양념장을 살살 풀어서 다시 한 입.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게, 이야… 이거 완전 밥도둑이 따로 없네. 선지도 어찌나 신선한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아. 콩나물과 우거지도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고, 국물이랑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루더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정신없이 해장국을 먹고 있으니,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해장국 맛이 떠오르는 거 있지. 투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그 맛, 추억이 방울방울 솟아오르는 기분이었어.
밥 한 공기 뚝딱 말아서, 국물까지 남김없이 싹싹 비웠어. 어찌나 개운한지, 묵은 숙취가 한 번에 날아가는 기분이야. 역시 이 맛에 해장국 먹는 거 아니겠어?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에 원산지 표시판이 떡하니 붙어있더라. 국내산 재료들을 사용하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어. 역시 좋은 재료로 정성껏 끓여야 이런 깊은 맛이 나는 거겠지.

나오는 길에 주차장도 한번 둘러봤어. 지하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 걱정은 없을 것 같더라. 다만, 들어가는 입구가 조금 좁으니 운전 조심해야 할 거야.
제주은희네해장국, 여기는 진짜 국밥 맛집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것 같아. 깔끔한 식당에서 친절한 서비스는 덤이고. 서귀포 시민들뿐만 아니라, 여행객들도 꼭 한번 들러서 뜨끈한 해장국 한 그릇 맛보길 추천해.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야.
참, 여기는 아침 9시부터 문을 열어서, 나처럼 아침 일찍 해장하러 오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니까.
다음에는 꼭 내장탕이랑 돔베고기, 그리고 새콤달콤한 양무침까지 섭렵하리라 다짐하며, 오늘도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해 볼까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