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녹아든 깊은 맛, 성수동에서 만나는 추억의 감자탕 맛집

어릴 적 할머니 손 잡고 시장 구경 가면, 왁자지껄 사람 사는 냄새가 얼마나 좋았던지. 오늘은 왠지 그런 푸근한 정이 그리워, 소문 자자한 성수동 감자탕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요새 워낙 핫플레이스로 뜨는 동네라, 으레 젊은 사람들만 북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낡은 간판 아래로 허름한 식당이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게,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이더라.

감자탕 냄비 안에는 뼈다귀, 깻잎, 팽이버섯이 가득 담겨 있다.
감자탕 냄비 안에는 뼈다귀, 깻잎, 팽이버섯이 가득 담겨 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역시나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 그래도 뭐, 이 정도 기다림쯤이야. 맛있는 감자탕을 맛볼 수만 있다면야! 기다리는 동안 흘끗 보니, 외국인 손님들도 많더라. 역시, 감자탕은 K-푸드의 자랑이지 암.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깜짝 놀랐어. 테이블 간 간격은 조금 좁았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마치 잔칫집에 온 것 같아 흥겹더라. 벽 한쪽에는 싸인이 가득 붙어있는 걸 보니, 유명인들도 많이 찾는 맛집인가 봐.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감자탕이 메인! 혼자 온 터라 뼈해장국을 시킬까 고민했지만, 그래도 냄비에 푸짐하게 끓여 먹는 감자탕 맛을 포기할 수 없어서, 작은 사이즈로 하나 주문했지. 그러고 보니, 감자탕이란 이름이 왜 감자탕인지 아는 사람 있으려나? 돼지 등뼈에 들어가는 감자라는 🥔 채소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지.

주문을 마치니, 순식간에 밑반찬이 쫙 깔리는데, 김치랑 깍두기 색깔이 아주 그냥 끝내줘.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게, 이거 완전 밥도둑 예약이구먼.

깍두기와 김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져 테이블에 놓여 있다.
깍두기와 김치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져 테이블에 놓여 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감자탕 등장!
보글보글 끓는 냄비 안에는 큼지막한 뼈다귀와 우거지, 팽이버섯이 푸짐하게 담겨 있어. 깻잎도 넉넉하게 올려져 있는 게,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도는 비주얼이지. 얼른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보니, 이야… 진하고 깊은 국물 맛이 아주 끝내준다! 돼지 냄새는 전혀 안 나고,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뼈에 붙은 살코기도 어찌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으로 슥슥 발라도 쏙쏙 떨어져 나가. 살코기 한 점을 특제 겨자소스에 콕 찍어 먹으니,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게, 정말 꿀맛이더라.

테이블 위에는 감자탕이 담긴 냄비와 깍두기, 김치, 밥, 겨자 소스가 놓여 있다.
테이블 위에는 감자탕이 담긴 냄비와 깍두기, 김치, 밥, 겨자 소스가 놓여 있다.

푹 익은 우거지는 또 어떻고.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서, 그냥 후루룩 넘어가는 게, 아주 밥도둑이 따로 없어. 국물에 밥 말아서 우거지랑 같이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옛날 엄마가 끓여주던 바로 그 맛이야!

어느 정도 고기를 건져 먹고 나니, 슬슬 탄수화물이 땡기기 시작하더라고. 그래서 이모님께 “여기 수제비 좀 추가해주세요!” 외쳤지. 그랬더니, 이모님이 커다란 반죽 덩어리를 들고 오셔서, 즉석에서 툭툭 떼어 넣어주시는데, 이야… 이게 바로 진정한 손맛 아니겠어?

수제비가 익어갈 동안, 남은 국물에 라면사리 넣을까, 볶음밥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마무리는 볶음밥이지! 볶음밥 1인분만 볶아달라고 부탁드렸더니, 김가루 듬뿍 올려서 맛깔나게 볶아주시더라.

김가루가 듬뿍 뿌려진 볶음밥이 냄비에 담겨 있다.
김가루가 듬뿍 뿌려진 볶음밥이 냄비에 담겨 있다.

볶음밥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아… 진짜 이 맛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짭짤한 김가루, 그리고 감자탕 국물의 환상적인 조합!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더라.
결국 냄비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야, 겨우 숟가락을 내려놓을 수 있었지.

배 두드리며 가게를 나서니, 괜히 마음까지 든든해지는 기분. 역시, 한국 사람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니까. 성수동에서 힙한 서울 맛집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정겨운 감자탕 한 그릇 먹으면서, 옛 추억에 잠겨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

감자탕 위에는 팽이버섯과 깻잎이 듬뿍 올려져 있다.
감자탕 위에는 팽이버섯과 깻잎이 듬뿍 올려져 있다.

아, 그리고 여기 24시간 영업이라니, 새벽에 갑자기 감자탕 땡길 때,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겠어. 다만, 사람이 워낙 많은 곳이라,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 그래도 뭐, 맛 하나는 확실하니,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지 않겠어?

참, 주차는 발렛파킹인데, 2천 원 추가 요금이 있으니 참고하고.
나는 다음에는 친구들 여럿 데리고 와서, 감자탕에 소주 한 잔 기울여야겠다. 다 같이 끓여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

오늘도 맛있는 한 끼 덕분에, 행복 충전 완료! 역시 밥이 보약이라는 어른들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다니까.

식당 내부에는 손님들이 가득 차 있다.
식당 내부에는 손님들이 가득 차 있다.

소문난 성수 감자탕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전화: 02-465-6580
영업시간: 24시간 (연중무휴)
주차: 발렛파킹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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