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맛집’ 탐험 여정은 언제나 설렘으로 시작된다. 이번 목적지는 1947년부터 3대째 이어져 온 노포, ‘원조18번완당’이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치 않는 맛의 비결을 과학적으로 파헤쳐 볼 생각에 연구자의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웨이팅이 있었다. 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오히려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테이블 간 간격은 좁았지만,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2층으로 안내받아 자리에 앉으니,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연세 지긋하신 할머님들이 서빙을 담당하시는 모습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과 따뜻한 정이 느껴졌다. 마치 실험실에서 숙련된 연구원들의 손길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심오한 고민에 빠졌다. 완당, 발국수, 김초밥… 다 먹고 싶었지만, 위장의 용량은 한정되어 있으니 말이다. 결국, 대표 메뉴인 완당과 발국수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원조18번완당’에 왔으니, 완당은 반드시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주문 후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음식이 나왔다. 마치 미리 준비된 실험 키트를 받는 기분이랄까? 햄버거보다 빠르다는 후기가 과장이 아니었다. 먼저 완당이 눈에 들어왔다. 뽀얀 국물 위에 떠 있는 얇은 완당피가 마치 현미경 슬라이드 글라스 위의 세포를 연상시켰다.

국물부터 한 모금 맛보았다. 멸치 육수를 베이스로 한 듯한데, 과하지 않은 은은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최적화된 듯, 인위적인 MSG의 느낌은 전혀 없었다. 마치 잘 조절된 pH 농도의 완충 용액을 마시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졌다. 완당피는 어찌나 얇은지,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마치 아밀라아제 효소에 의해 순식간에 분해되는 녹말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완당 속에 들어있는 닭고기와 돼지고기의 조합 또한 훌륭했다. 닭고기의 담백함과 돼지고기의 고소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완당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어서 발국수가 등장했다. 커다란 그릇에 담겨 나온 발국수는, 마치 잘 배양된 미생물 콜로니를 연상시켰다. 짙은 갈색의 메밀면이 윤기를 뽐내는 모습은, 마치 코팅이 잘 된 실험 도구처럼 매끄럽고 아름다웠다. 면발을 자세히 살펴보니, 균일한 굵기와 매끄러운 표면이 눈에 띄었다. 최적의 반죽 숙성 시간을 거친 덕분인지, 글루텐 구조가 안정화되어 면발의 탄력이 극대화된 듯했다.

발국수를 찍어 먹는 간장 소스, 츠유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츠유는, 마치 최적의 비율로 혼합된 용액처럼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츠유에 살짝 겨자를 풀어 면을 적셔 입안으로 가져갔다. 차가운 면발이 입술에 닿는 순간,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다. 메밀면 특유의 향긋함과 츠유의 감칠맛, 그리고 겨자의 알싸함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혀의 미뢰를 자극했다. 마치 전기 자극을 통해 신경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듯한 강렬한 경험이었다.
발국수의 면은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은, 마치 잘 훈련된 근육처럼 탄력 있었다. 면을 한 가닥씩 음미하며, 최적의 온도와 시간 동안 삶아낸 장인의 솜씨에 감탄했다. 면을 대충 휘휘 감아올린 듯한 투박한 담음새와는 달리, 맛은 섬세하고 정교했다. 이처럼 겉모습에 치중하지 않고 맛으로 승부하는 점이, ‘원조18번완당’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아닐까.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혼자 온 손님, 연인, 가족 단위 손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원조18번완당’의 맛에 매료되어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이 완당을 드시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부드러운 완당피와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이, 소화 기능이 약한 어르신들에게 안성맞춤인 듯했다.

나 또한 완당과 발국수를 남김없이 해치웠다. 과식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원조18번완당’의 음식은 멈출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온몸에 행복 호르몬이 가득 차오르는 듯했다. 마치 실험 결과가 성공적으로 도출되었을 때 느끼는 희열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에는 인자한 미소를 띤 할머니께서 계산을 하고 계셨다. 할머니께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니, “멀리서 오셨능교? 맛있게 드셨다니, 내도 기분이 좋구마.”라며 따뜻하게 답해주셨다. 할머니의 따뜻한 미소는, 마치 훌륭한 연구 결과를 인정받았을 때 느끼는 만족감처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원조18번완당’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맛집 탐방을 넘어, 과학적 탐구와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치 않는 맛의 비결은, 단순히 좋은 재료와 숙련된 기술뿐만 아니라, 손님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아닐까.
주차는 쉽지 않다. 전용 주차장이 협소하기 때문에, 주변 노상 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
다음에는 김초밥과 유부초밥에도 도전해봐야겠다. 특히, 냄비우동은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으니, 다음 방문 때는 냄비우동을 주문하여 미각 실험을 진행해 볼 예정이다. 마치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는 것처럼,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부산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원조18번완당’을 강력 추천한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온 역사와 문화를 맛볼 수 있다. 마치 오래된 논문을 읽는 것처럼, 깊이 있는 맛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은 완벽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