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팔금도, 억순이 손맛에 기찬 위로를 받다… 장터에서 만나는 맛집의 추억

섬, 그 이름만으로도 아련한 그리움이 밀려오는 곳. 팔금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을 때, 나는 잃어버린 고향의 맛을 찾아 나서는 순례자와 같았다. 푸른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배 위에서, 억순이의 기찬밥상이라는 이름이 자꾸만 맴돌았다.

보라섬의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취했다가,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팔금도 면소재지 주민센터 근처를 서성이기 시작했다. 쨍한 햇볕 아래 하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과 2에서 보았던 익숙한 외관, 바로 억순이의 기찬밥상이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억순이의 기찬밥상’이라는 간판이 정겹게 빛나고 있었다.

기대감을 가득 안고 문을 열었지만, 낯선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식당은 온데간데없고, 장터라는 간판을 단 가게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억순이의 기찬밥상은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구글 평점만을 믿고 찾아온 나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발길을 돌릴 수는 없었다. 억순이의 손맛을 향한 나의 갈망은 이미 너무나 커져 버렸기 때문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팔금도 주민들의 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보기로 했다. 장터에서 판매하는 팔금도의 특산물들을 구경하며, 억순이의 기찬밥상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 보았다.

“억순이 언니 솜씨는 정말 기똥찼지.” 한 할머니께서 옛이야기를 꺼내듯 말씀하셨다. “단돈 8천 원에 스무 가지가 넘는 반찬이 쫙 깔렸어. 조기구이, 소갈비, 간장게장… 없는 게 없었다니까.” 할머니의 눈빛은 마치 그 시절 밥상을 다시 마주한 듯 반짝였다. 그 시절 억순이의 기찬밥상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닌, 팔금도 주민들의 따뜻한 정이 오가는 사랑방과 같은 곳이었으리라.

에 보이는 메뉴판 사진을 보니, ‘곧죽어도 꽥탕’, ‘놀라운 날개짓 뻘떡전골’처럼 독특한 이름의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억순이 여사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가 녹아 있는 듯한 메뉴 이름들. 단돈 35만 원을 들고 귀농해 팔금도의 명물이 되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EBS와 채널A 등 여러 방송을 통해 소개될 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억순이의 기찬밥상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그녀의 삶과 열정이 담긴 공간이었던 것이다.

비록 억순이의 기찬밥상을 직접 맛볼 수는 없었지만, 팔금도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다. 에 담긴 음식 사진들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놋그릇에 담긴 정갈한 반찬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조기구이,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간장게장… 억순이의 손맛은 분명 팔금도의 풍요로운 자연을 닮았을 것이다.

특히 에서 보이는 새우장은 밥도둑이 따로 없을 듯하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간장 양념이 새우에 깊숙이 배어, 껍질째 씹어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일 것이다. 의 육회비빔밥은 싱싱한 육회와 갖가지 채소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한 입 크게 맛보면, 잃어버렸던 입맛도 되돌아올 것만 같다.

의 소갈비찜은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일 듯하다. 부드럽게 익은 갈비와 달콤한 밤, 쫄깃한 버섯을 함께 먹으면,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퍼져나갈 것이다. 의 조기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따뜻한 밥 위에 조기 한 점 올려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의 군만두는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진다. 간장에 살짝 찍어 한 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풍미가 환상적일 것이다. 의 싱싱한 채소들은 팔금도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머금고 자라, 그 맛과 향이 남다를 것이다. 쌈장에 푹 찍어 먹거나, 비빔밥에 넣어 함께 비벼 먹으면, 건강한 기운이 솟아나는 듯하다.

억순이의 기찬밥상은 이제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식당이 되었지만, 그녀의 따뜻한 손맛과 넉넉한 인심은 여전히 팔금도 주민들의 마음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 비록 억순이의 음식을 맛볼 수는 없었지만, 팔금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감을 통해, 나는 잃어버렸던 고향의 맛을 되찾은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팔금도를 떠나며, 나는 다시 한번 억순이의 기찬밥상을 떠올렸다. 그녀의 음식에는 단순한 맛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으리라. 그것은 바로 팔금도 주민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따뜻한 정이 아니었을까. 억순이의 기찬밥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그녀의Legacy는 영원히 팔금도에 남아,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나는 언젠가 다시 팔금도를 찾을 것이다. 그리고 억순이의 기찬밥상이 있던 자리에 서서, 그녀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하며, 팔금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되새길 것이다. 그때는 억순이의 손맛을 잇는 또 다른 맛집이 팔금도를 지키고 있기를 기대하며… 섬 팔금도에서 맛집의 추억을 더듬으며, 나는 기찬 위로를 받았다.

팔금도 억순이의 기찬밥상 식당 외부 전경
파란 하늘 아래 자리 잡은, 억순이의 기찬밥상 식당의 정겨운 모습 (현재는 장터로 운영 중)
억순이의 기찬밥상 간판
‘억순이의 기찬밥상’이라는 간판이 팔금도의 하늘 아래 빛나고 있다.
억순이의 기찬밥상 메뉴판
‘곧죽어도 꽥탕’, ‘놀라운 날개짓 뻘떡전골’ 등 독특한 메뉴 이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억순이의 기찬밥상 반찬
놋그릇에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이 억순이의 손맛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억순이의 기찬밥상 육회비빔밥
싱싱한 육회와 채소가 어우러진 육회비빔밥,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억순이의 기찬밥상 소갈비찜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일 듯한 소갈비찜, 따뜻한 밥과 함께 먹으면 든든할 것 같다.
억순이의 기찬밥상 조기구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조기구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억순이의 기찬밥상 군만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군만두,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환상적인 맛일 것이다.
억순이의 기찬밥상 채소 반찬
싱싱한 채소들은 팔금도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머금고 자라, 그 맛과 향이 남다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