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손잡고 읍내 장에 가면, 뻥튀기 아저씨의 요란한 확성기 소리와 시끌벅적한 사람들 틈에서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었다. 왠지 모르게 푸근하고 정겨운 느낌. 이번 하동 여행은 마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찾아 떠나는 여정 같았다. 섬진강 줄기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달리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초록빛 풍경에 넋을 놓고 있었더니 어느새 목적지인 ‘하옹식당’이 눈앞에 나타났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알고 보니 백반기행에 손빈아 가수 편에 나왔던 바로 그곳! 왠지 모르게 더 기대감이 샘솟았다. 벽돌과 푸른색 조화가 인상적인 외관에는 ‘손빈아’라는 이름이 크게 붙어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손빈아 가수의 사진과 사인이 가득했다. 마치 팬미팅 장소에 온 듯한 기분!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참게가리장 정식’과 ‘재첩모듬정식’이 가장 눈에 띄었다. 하동까지 왔으니 둘 다 맛봐야지! 고민 없이 재첩모듬정식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밑반찬들이 쉴 새 없이 테이블 위로 쏟아져 나왔다.

반찬 가짓수만 해도 열 가지가 훌쩍 넘었다. 짭짤한 밥도둑 젓갈부터, 향긋한 나물 무침, 윤기가 좔좔 흐르는 생선구이까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특히,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생선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정말 꿀맛이었다. 비린 맛 하나 없이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진짜 레전드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재첩국이 등장했다. 뽀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쪽파가 듬뿍 올려져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는 순간, 진짜 이거 미쳤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지금까지 먹어봤던 재첩국과는 차원이 다른 깊고 진한 맛! 텁텁함 없이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속을 뻥 뚫어주는 기분이었다. 재첩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진짜 대박이었다.

재첩회무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신선한 채소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쳐진 재첩회는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특히, 김에 싸서 참게 간장에 비빈 밥과 함께 먹으니, 그 맛이 환상적이었다. 톡톡 터지는 재첩의 식감과 향긋한 채소의 조화가 정말 미쳤다!

참게가리장은 이번에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다. 겉보기에는 된장찌개 같았지만, 실제로 먹어보니 걸쭉한 죽과 비슷한 식감이었다. 들깨가 들어갔는지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청양고추와 방아잎이 들어가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완전 내 스타일!
식사를 마치고 나니, 정말 만족감이 가득했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지는 것은 물론,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어르신 손님들이 많은 걸 보니, 이곳이 진짜 하동 현지인 맛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동에 방문한다면, 하옹식당은 꼭 방문해야 할 맛집이다. 신선한 재료와 정성 가득한 음식, 그리고 푸근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때는 참게장도 꼭 먹어봐야지! 하동 여행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준 하옹식당,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