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답답한 연구실을 벗어나, 머리도 식힐 겸 함양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 위성집이었다. 상림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즐기는 숯불구이라니, 이 얼마나 완벽한 조합인가. 마치 잘 짜여진 실험 설계를 눈 앞에 둔 연구자처럼,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늘은 또 어떤 미지의 맛을 발견하게 될까?
위성집에 도착하니, 탁 트인 야외 테이블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상림을 마주보고 있는 덕분에,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청량함이 온몸을 감쌌다. 마치 식물 세포 속 엽록체가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듯, 숲의 기운이 내 안의 활력을 깨우는 듯했다. 실내 공간도 쾌적했는데,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좌석이 훨씬 많아졌다고 한다. 덕분에 단체 회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듯했다. 을 보면 넓찍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장에는 환풍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숯불 연기에 대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겠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스캔했다. 닭목살, 돈미쫀득살, 키조개관자… 라인업이 예사롭지 않다. 과 5에서 볼 수 있듯, 메뉴는 나무판에 정갈하게 적혀 있었다. 숯불구이 전문점답게 고기 종류가 다양했는데, 특히 닭목살은 소금구이와 고추장 양념 두 가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잠시 고민 끝에, 키조개관자와 닭목살(소금, 고추장), 그리고 돈미쫀득살을 주문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만큼, 다양한 맛을 ‘실험’해보고 싶었다.
주문 후, 곧바로 숯불이 들어왔다. 숯은 고기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숯이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원적외선은 고기 내부까지 빠르게 침투하여 속은 촉촉하게, 겉은 바삭하게 만들어준다. 붉게 타오르는 숯을 보니, 마치 용광로에서 철이 녹아내리듯 식욕이 끓어오르는 듯했다. 를 보면 숯불의 강렬한 기운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불판 위에 은은하게 퍼지는 열기는, 고기가 맛있게 익어갈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이다.
가장 먼저 키조개관자가 등장했다. 신선한 관자는 특유의 달콤한 향을 풍겼다. 관자를 불판 위에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열에 의해 단백질이 변성되면서,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생성되는 순간이었다. 살짝 구워진 관자를 한 입 베어 무니, 쫄깃한 식감과 함께 바다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마치 바다를 농축해 놓은 듯한 맛이었다.
다음 타자는 닭목살이었다. 소금구이부터 시작했는데, 닭목살 특유의 꼬들꼬들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닭목살은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 함량이 높아, 숯불에 구우면 더욱 고소한 맛을 낸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닭목살 표면에 갈색 크러스트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갈색 크러스트는 단순한 색깔 변화가 아닌, 수백 가지의 풍미를 담고 있는 ‘맛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고추장 닭목살은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매콤한 양념이 닭목살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고추장의 캡사이신 성분은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한다. 이른바 ‘매운맛’인데, 뇌는 이를 고통이 아닌 즐거움으로 인식하게 된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돈미쫀득살을 맛봤다. 이름처럼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은은한 숯불 향이 풍미를 더했다. 돈미쫀득살은 콜라겐 함량이 높아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물론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된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과 4를 보면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닭목살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육즙이 좌르르 흐르는 모습은, 지금 다시 봐도 군침이 돈다.
고기를 다 먹고, 후식으로 매콤라면을 주문했다. 얼큰한 국물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라면에는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높아 감칠맛이 극대화되어 있었다. 글루타메이트는 MSG의 주성분인데, 뇌를 자극하여 ‘맛있다’는 느낌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물론 MSG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적당량 섭취하면 오히려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식사를 마치고 상림 숲길을 잠시 걸었다. 숲의 향기를 맡으며 소화를 시키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위성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상림에서 힐링까지 하다니… 이보다 더 완벽한 하루가 있을까? 마치 실험 결과가 예상대로 나왔을 때의 희열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이번 ‘미식 실험’은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겠다.

위성집은 함양 지역 주민들에게도 인정받는 맛집이라고 한다. 토속적인 고향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음식값이 좀?’이라는 리뷰도 있었지만, 훌륭한 맛과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해야겠다. 상림의 맑은 공기를 함께 마시며, 맛있는 숯불구이를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 그때는 한방 토종닭 백숙도 한번 ‘실험’해봐야겠다. 백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었다는 리뷰를 보니,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함양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위성집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맛집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추천한다. 위성집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