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양꼬치 생각에 무작정 창원 상남동으로 향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북적이는 인파를 헤치고, 조금은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오늘 나의 미식 레이더가 향한 곳은 바로 이 숨겨진 골목 안에 있었다. 간판 불빛이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을 주는, 현지인이 운영한다는 바로 그곳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작은 식당 안은 이미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기하게도, 한국인 손님들 사이사이로 중국인 손님들이 꽤 많이 보였다.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오가는 중국어 덕분에 정말 중국 현지에 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마치 여행 온 기분이랄까.
자리에 앉자, 주인 아주머니께서 친절하게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양꼬치뿐만 아니라 꿔바로우, 훠궈, 향라대하 등 다양한 중국 요리들이 눈에 띄었다. 메뉴 선택의 폭이 넓어 좋았지만, 동시에 결정 장애가 발동하기도 했다. 고민 끝에, 오늘은 가장 기본인 양꼬치와, 왠지 끌리는 꿔바로우를 주문하기로 했다. 다음 방문 때는 양다리 메뉴에도 꼭 도전해봐야지.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숯불이 들어왔다. 강렬한 숯불의 열기가 순식간에 식당 안을 훈훈하게 데웠다. 테이블 중앙에는 자동으로 꼬치를 구워주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었다. 어서 빨리 양꼬치가 구워지기를 기다리며, 테이블 위에 놓인 짜사이와 땅콩을 집어 먹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양꼬치가 등장했다. 붉은빛을 띠는 양고기에 특제 양념이 골고루 발려 있었다. 꼬치에서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양꼬치를 기계에 꽂고, 스위치를 켜자 꼬치들이 자동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숯불 위에서 서서히 익어가는 양꼬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왔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노릇노릇하게 익은 양꼬치 한 점을 조심스럽게 입으로 가져갔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쫄깃한 양고기의 육즙이 입안 가득 터져 나왔다. 양고기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준비된 쯔란에 듬뿍 찍어 먹으니,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쯔란이 양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무한대로 흡입을 가능하게 했다. 양꼬치 한 입, 시원한 맥주 한 모금. 이 조합은 정말이지 환상적이었다.

양꼬치를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꿔바로우가 나왔다. 큼지막한 꿔바로우가 먹기 좋게 잘려 접시에 담겨 나왔다. 튀김옷은 바삭하고, 돼지고기는 촉촉해 보였다. 꿔바로우 위에는 채 썬 당근과 파가 살짝 올려져 있었다.
꿔바로우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입안에 넣으니, 새콤달콤한 소스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신맛이 강렬했는데,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꿔바로우를 먹으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양꼬치와 꿔바로우를 번갈아 가며 먹으니, 정말 쉴 틈 없이 입이 즐거웠다. 먹는 동안에도 손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역시 창원 사람들이 인정한 맛집은 다르구나 싶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다소 시끄러운 점은 아쉬웠지만, 음식 맛 하나는 정말 최고였다.
계산을 하려고 일어섰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며 환한 미소로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대답하자, 아주머니께서는 “다음에 오시면 더 맛있는 거 해 드릴게요.”라며 인사를 건네셨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기분 좋게 식당을 나설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했다. 오늘 제대로 된 양꼬치 맛집을 발견한 것 같아 뿌듯했다. 다음에는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양다리 구이에 도전해봐야겠다. 창원 상남동에서 대륙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 곳에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며칠 뒤, 훠궈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다시 그곳을 찾았다. 첫 방문 때의 북적거림은 여전했지만, 이제는 익숙하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늘은 훠궈와 함께, 다른 테이블에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봤던 향라대하를 주문했다.
훠궈 냄비가 테이블에 놓이자,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훠궈 육수는 얼큰한 마라탕 맛과 비슷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딱 맞는 육수였다. 훠궈에는 다양한 채소와 버섯, 그리고 푸짐한 양고기가 함께 나왔다. 재료들을 냄비에 넣고 끓기 시작하자, 식당 안은 더욱 풍성한 향으로 가득 찼다.
소스는 취향에 맞게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땅콩 소스에 다진 마늘, 고추기름을 넣고 나만의 특제 소스를 만들었다. 잘 익은 양고기를 소스에 듬뿍 찍어 먹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얼큰한 훠궈 국물은 추운 날씨에 얼어붙었던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었다.

잠시 후, 향라대하가 나왔다. 큼지막한 새우를 튀겨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요리였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새우는 탱글탱글했다. 한 입 베어 무니,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향라대하는 맥주 안주로 정말 훌륭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볶음밥을 하나 추가했다. 볶음밥은 기름기가 적고 담백했다. 훠궈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두 번의 방문을 통해, 이 곳이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창원 맛집인지 알 수 있었다.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퀄리티의 중국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물론, 좁고 시끄러운 공간은 감수해야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는 순간 모든 것이 잊혀졌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양다리 구이를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아직 맛보지 못한 다른 요리들도 하나씩 도전해봐야지. 창원 상남동에서 정통 중국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 곳을 강력 추천한다.

덧붙여,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이 곳은 주차장이 따로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주변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손님들이 몰리므로,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중국인 사장님 내외분은 한국어에 능숙하시지만, 다른 직원들은 한국어가 서툴 수 있으니, 간단한 중국어 표현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숯불 향이 가득한 양꼬치와 새콤달콤한 꿔바로우의 맛이 입안에 맴도는 듯하다. 조만간 또 다시 방문해야겠다. 그 때는 양다리 구이를 꼭 먹고 후기를 남겨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