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꿉꿉한 날씨에 왠지 모르게 울적해지는 기분. 이럴 땐 뭐다? 막걸리에 지글지글 전 아니겠어? 친구 녀석에게 SOS를 쳤더니, 망설임 없이 사당역으로 집결하라는 답이 돌아왔다. 사당? 거긴 또 뭐가 유명한데? 친구는 씩 웃으며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와보라”는 짧고 굵은 메시지만 남겼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웬걸? 지하철역 바로 코앞에 떡하니 자리 잡은 ‘전주전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 아래 빼곡하게 붙어있는 사진들을 보니, 이미 방송에도 여러 번 출연한 사당 맛집이었던 것! 괜히 친구가 자신만만했던 게 아니었다.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며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턱을 넘자마자, 엄청난 열기가 확 느껴졌다.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찬 내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빈 테이블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 바로 2층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1층은 전 부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오픈형 주방이었는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 이름들이 어찌나 재밌던지! 암행어사 출또요, 변사또요, 이몽룡이요, 춘향이요… ㅋㅋㅋ 센스 넘치는 작명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처음 왔으니 대표 메뉴부터 정복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표선수’ 모듬전과 김치찌개 세트를 주문했다. 막걸리 종류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직원분께 추천을 부탁드려 ‘대대포 블루’라는 막걸리를 함께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반찬이 먼저 나왔다. 풋고추와 쌈장, 볶음김치, 그리고 양파 장아찌. 풋고추의 신선함이 남달랐다. 쌈장에 콕 찍어 먹으니, 풋풋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전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입맛이 확 돋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전 등장! 와… 비주얼 진짜 미쳤다. 큼지막한 전들이 나무 바구니에 가득 담겨 나왔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동그랑땡, 두부전, 버섯전, 깻잎전, 동태전, 호박전… 종류도 다양해서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왕 동그랑땡은 진짜 레전드였다. 육즙을 가득 머금은 촉촉한 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데,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폭발했다.

갓 구워져 나온 전들은 하나같이 따끈따끈하고, 기름 냄새는 어찌나 고소하던지! 젓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특히 깻잎전은 향긋한 깻잎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호박전은 달콤한 호박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져서 좋았다.
전만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해질 찰나, 김치찌개가 등장했다.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의 매콤한 향이 코를 찌르는데, 이거 완전 밥도둑 예약이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는데, 특히 푹 익은 김치가 진짜 예술이었다. 솔직히 김치찌개만 있어도 막걸리 한 병은 거뜬히 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전 한 입, 김치찌개 한 입 번갈아 먹으니, 느끼함은 싹 가시고 입안은 깔끔해지는 느낌! 이 조합, 완전 칭찬해! 친구가 추천해 준 ‘대대포 블루’ 막걸리도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탄산이 살짝 느껴지는 부드러운 목 넘김이, 전과 김치찌개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이야기가 무르익어갈수록, 막걸리 병도 점점 늘어갔다. 정신없이 먹고 마시다 보니, 어느새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다. 워낙 푸짐하게 주셔서,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을 것 같던 전들도 결국 우리의 위장 속으로 사라졌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랐다. 이 푸짐한 양에 이 퀄리티라니… 가성비 진짜 최고다! 사당역 전 맛집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

나오는 길에 보니, 1층에서 전을 부치시는 분들의 손놀림이 장난 아니었다. 어찌나 빠르신지, 눈 깜짝할 사이에 전들이 뚝딱뚝딱 만들어져 나왔다. 역시 숨은 고수들은 이런 곳에 있는 건가.
전주전집, 여기는 진짜 인생 맛집 등극이다. 맛도 맛이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니,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특히 비 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며 막걸리 한잔 기울이면, 그 분위기에 취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음에는 비 오는 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
사당역에서 맛있는 전과 다양한 막걸리를 즐기고 싶다면, 전주전집에 방문해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는 절대 없을 것이다! 아, 그리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좀 가파르니, 술 취해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역시 맛집 탐방은 나의 활력소!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레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