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사 상화공원 맛집, 할매집에서 만나는 푸짐한 전라도 보리밥 한상차림

어느덧 완연한 가을, 훌쩍 떠나온 영광 불갑사. 붉게 물든 상사화의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울 밥집을 찾아 나섰다.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혼밥하기 좋은 분위기인지,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는지다. 불갑사 초입, 가장 눈에 띄는 ‘할매집’이라는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모르게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돌담 위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할매집”이라는 글자가 왠지 모르게 푸근한 인상을 준다. 가게 앞에는 작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 식당이라기보다는 잘 꾸며진 시골집에 방문한 듯한 느낌이다.

할매집 식당 전경
정겨운 이름처럼 푸근한 느낌의 ‘할매집’ 외관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넓은 홀에는 테이블이 가득 차 있었고, 안쪽으로는 단체 손님을 위한 방도 마련되어 있는 듯했다. 혼자 온 나는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혼자 밥 먹는다고 눈치 주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는 산채보리밥, 옻닭, 백숙, 파전 등 다양했다. 불갑사 맛집으로 소문난 곳답게, 많은 사람들이 산채보리밥을 주문하는 듯했다. 나 역시 고민할 것도 없이 산채보리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11,000원으로 시골 물가치고는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푸짐하게 나오는 반찬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보리밥 정식이 눈앞에 펼쳐졌다. 18가지나 되는 다양한 반찬들이 옹기종기 놓여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젓갈, 쌈 채소, 나물, 김치 등 없는 게 없었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듯했다.

푸짐한 보리밥 정식 반찬
18가지 반찬이 가득한 ‘할매집’ 보리밥 정식

보리밥은 넓은 그릇에 담겨 나왔다. 밥 위에는 김 가루가 뿌려져 있었고, 참기름은 이미 밥에 넣어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참기름을 따로 넣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이 점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밥맛은 훌륭했다. 구수한 보리밥은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졌고, 톡톡 터지는 식감도 좋았다.

본격적으로 비빔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콩나물, 무생채, 고사리, 버섯, 열무김치 등 다양한 나물들을 듬뿍 넣고, 고추장을 듬뿍 넣어 쓱쓱 비볐다. 고추장의 매콤한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드디어 한 입 크게 맛을 보았다.

식당 내부 모습
넓은 홀과 룸으로 이루어진 ‘할매집’ 내부

“음~ 이 맛이야!”

다양한 나물들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각각의 나물들이 가진 고유의 맛과 향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특히 묵은지는 정말 최고였다. 적당히 숙성된 묵은지는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멸치볶음과 새우마늘쫑 볶음도 내 입맛에 딱 맞았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쌈 채소에 밥과 나물을 듬뿍 넣어 싸 먹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신선한 쌈 채소의 향긋함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젓갈을 살짝 올려 먹으니 짭짤한 감칠맛까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반찬이 부족하면 셀프 코너에서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김가루가 뿌려진 보리밥
구수한 보리밥 위에 김 가루 솔솔

혼자였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정겨운 분위기 덕분에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젊은 부부가 파전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도 왠지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카운터에 번호표가 놓여 있었다. 주말이나 축제 기간에는 대기 손님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내가 방문한 날은 평일이라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나오니, 가게 뒤편에 고양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츄르를 들고 달려가 고양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뜻밖의 귀여운 만남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몇몇 리뷰에서는 직원들의 친절도가 아쉽다는 평이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아주 친절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불친절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먹을 만한 메뉴가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푸짐한 전라도 밥상과 정겨운 분위기는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불갑사에 방문한다면, ‘할매집’에서 맛있는 보리밥 한 끼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

동동주
보리밥과 환상궁합, 시원한 동동주

총평

* : ★★★★☆ (푸짐하고 맛있는 전라도 밥상. 특히 묵은지와 멸치볶음이 최고)
* 분위기: ★★★★☆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음)
* 가격: ★★★☆☆ (시골 물가치고는 저렴하지 않지만, 반찬 구성이 훌륭함)
* 서비스: ★★★☆☆ (친절도는 평범)
* 혼밥 지수: ★★★★☆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꿀팁

* 주말이나 축제 기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식사량이 많지 않다면, 4인 기준으로 보리밥 3인분과 해물파전 하나를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가게 뒤편에 고양이들이 모여 있으니, 츄르를 챙겨가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바로 옆에 불갑사 주차장이 있어 주차하기 편리하다.

불갑사 ‘할매집’에서의 든든한 보리밥 한 끼는, 혼자 떠나온 여행길에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뜻밖의 만남까지. 영광에서의 추억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오리 백숙과 파전을 꼭 먹어봐야겠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

해물파전
비오는 날이면 더욱 생각나는 ‘할매집’ 해물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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