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읍내 장날이면 엄마 손 잡고 따라나서 왁자지껄한 시장통을 누비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봉화. 이번에는 특별한 맛을 찾아 그 정겨운 땅을 다시 밟았어. 봉화 토박이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은하식육점이 오늘의 목적지라. 37년이란 세월 동안 한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봉화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맛집이라 하니, 어찌 설레지 않겠어?
읍내로 들어서니, 어릴 적 기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더만. 그래도 낡은 벽돌 건물 사이로 보이는 은하식육점 간판은 옛 모습 그대로 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았어. 가게 앞에 다다르니,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외관이 오히려 정겹게 느껴지더라.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눈에는 그마저도 멋스러워 보였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홀이 눈에 들어왔어.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동네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더라. 패드로 주문하는 시스템은 살짝 어색했지만, 오히려 젊은 감각이 느껴져서 신선했어. 테이블마다 놓인 숯불 화로를 보니,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지.
메뉴판을 훑어보니, 소고기, 돼지고기 할 것 없이 다양한 부위가 준비되어 있더라고. 봉화가 한약우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메뉴판을 보니 뭘 골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어.
고민 끝에, 오늘은 은하식육점의 대표 메뉴라는 숯불 삼겹살을 맛보기로 결정했어.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밑반찬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이기 시작했는데, 그 푸짐함에 입이 떡 벌어지더라.

사장님의 손맛이 느껴지는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어. 특히,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멸치볶음은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지. 밑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숯불 삼겹살이 등장! 붉은 빛깔의 싱싱한 삼겹살을 보니, 저절로 군침이 꼴깍 넘어갔어. 숯불 위에 삼겹살을 올리니,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정말 참기 힘들더라.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입 안에서 육즙이 팡팡 터지는 게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어.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지. 쌈 채소에 싸서 먹으니,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삼겹살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더욱 꿀맛이더라.
정신없이 삼겹살을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는 소고기 불고기를 시켜 먹는 모습이 보이더라고. 냄새가 어찌나 좋던지, 다음에는 꼭 소고기 불고기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어.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후식으로 된장찌개와 냉면을 주문했어. 은하식육점 된장찌개는 소고기가 갈려 들어가 있어 그런지, 국물이 정말 진하고 깊은 맛이 나더라. 어찌나 맛있던지,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지.

냉면은 면발이 초록색이라 특이했는데, 탱탱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정말 좋았어. 씹을수록 은은하게 단맛이 느껴지는 것도 신기했지. 시원한 냉면 국물로 입가심하니, 정말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기분이었어.
배불리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시더라. 그 따뜻한 미소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훈훈해지는 기분이었어. 봉화 사람들의 정겨운 인심을 느낄 수 있었지.

돌아오는 길, 은하식육점에서 맛본 숯불 삼겹살의 감동이 계속해서 맴돌았어. 37년이란 긴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과 따뜻한 정을 지켜온 은하식육점. 봉화 지역명에 가면 꼭 다시 들러야 할 맛집으로 내 마음속에 저장해뒀지. 다음에는 꼭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
참, 은하식육점은 주차장이 따로 없으니, 하천 뚝방 도로변에 주차하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저녁 시간에는 손님들이 많으니,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해.

봉화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은하식육점에 꼭 한번 들러보길 바라. 후회하지 않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