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식사 시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내가 원하는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오늘은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에 숨겨진 맛집을 찾아 혼밥 여정을 떠나볼까 한다. 목적지는 바로 육회비빔밥으로 명성이 자자한 주산식당. 부안 지역명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고 하니, 기대감을 안고 출발해본다.
아침 일찍 서둘러 도착한 부안은 생각보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주산식당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지는 시골길 풍경이 어쩐지 정겹게 느껴진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주산식당! 겉모습은 소박한 동네 식당의 모습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찐’ 맛집의 아우라에 설렘이 가득해졌다. 간판에는 육회비빔밥과 육사시미, 육회를 전문으로 한다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커다란 간판에는 ‘KOREAN FOOD’라는 문구와 함께 육회비빔밥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있어, 이곳이 한식을 제대로 하는 곳임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의 홀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대부분 4인석이었지만, 혼자 온 나를 위해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혼밥 레벨 99인 나에게 이 정도 분위기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이런 소박한 분위기가 혼밥의 매력을 더욱 끌어올려 주는 듯하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나 육회비빔밥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일반과 특 두 종류가 있었는데, 고기 양이 두 배라는 특 육회비빔밥에 끌려 망설임 없이 주문했다. 가격은 조금 있지만, 부안까지 온 김에 제대로 맛봐야 하지 않겠나!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밑반찬들이 빠르게 세팅되었다. 콩나물, 김치, 멸치볶음 등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은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시원한 배추 된장국은 큰 멸치로 우려낸 듯, 깊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먹는 듯한 푸근한 맛이랄까. 18개월 아기도 잘 먹는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라니, 그 맛은 보장된 셈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육회비빔밥(특)이 모습을 드러냈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육회비빔밥은 보기만 해도 입 안 가득 군침이 돌게 하는 비주얼이었다. 신선한 채소 위에 곱게 다져진 육회가 푸짐하게 올려져 있고, 그 중앙에는 노른자 동그랗게 자리 잡고 있었다. 밥보다 육회가 더 많다는 후기가 사실임을 증명하듯, 정말 푸짐한 양의 육회가 인상적이었다. 사진으로 다시 봐도 군침이 꼴깍 넘어간다.

젓가락으로 톡 터뜨린 노른자를 육회와 채소에 살살 비벼 한 입 크게 맛보았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육회의 풍미! 보통 육회비빔밥을 먹으면 육회 양념 맛이 너무 강해서 육회 본연의 맛을 느끼기 어려운데, 주산식당의 육회비빔밥은 달랐다. 신선한 소고기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정말 ‘육회’ 본연에 집중한 맛이었다. 양념은 과하지 않고 담백했으며, 채소들도 하나같이 신선했다. 다져서 나오는 육회는 평소 먹던 육회와는 다른 식감이었지만, 오히려 다져진 육회 덕분에 고소함이 더욱 깊게 느껴지는 듯했다. 육회와 밥, 채소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함께 나온 멸치 된장국도 빼놓을 수 없다.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된장국의 맛은 육회비빔밥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살짝 쌀쌀했던 날씨에 따뜻한 국물을 마시니 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밑반찬으로 나온 무채김치도 정말 맛있었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적당히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신없이 육회비빔밥을 먹다 보니 어느새 놋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먹은 나 자신이 대견할 정도였다. 다만, 밥이 조금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있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찰진 밥을 선호하는 나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육회비빔밥 자체가 워낙 맛있었기에 큰 단점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주산식당에서는 육회비빔밥 외에도 육사시미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방문한 날은 주말이라 육사시미는 판매하지 않았다. 주말에는 육사시미를 맛볼 수 없다는 점, 꼭 기억해야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평일에 방문해서 육사시미도 꼭 맛보고 싶다. 소스에 찍어 먹는 사시미 육회는 어떤 맛일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니, 점심시간이 가까워진 탓인지 식당 앞에는 웨이팅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11시 반 오픈인데, 15분 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하니, 주산식당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서둘러 가는 것이 좋겠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몰려 매우 혼잡하다고 하니, 시간을 잘 맞춰 방문하는 것이 팁이다.

주산식당은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곳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혼자 식사하는 손님들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실제로 혼자 와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혼자 여행하다 보면 가끔 식당에서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주산식당에서는 그런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주차가 쉽지 않으니, 방문 전에 이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근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주산식당에서 육회비빔밥을 맛본 후, 부안에 대한 인상이 더욱 좋아졌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을 넘어, 부안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분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주산식당의 육회비빔밥은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담백하고 건강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고추장으로 버무린 전라도식 육회비빔밥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지만, 신선한 육회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분명 만족할 것이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지만, 맛은 제대로라는 점도 큰 장점이다.
부안 변산반도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주산식당에 들러 육회비빔밥을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부담 없이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혼자여도 괜찮아! 주산식당에서 맛있는 육회비빔밥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아, 그리고 주산식당은 포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포장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다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방문해서 육회비빔밥과 육사시미를 함께 맛보고 싶다. 분명 부모님도 만족하실 거라고 확신한다. 부안 변산반도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주산식당은 꼭 다시 방문해야 할 맛집 리스트에 저장 완료! 오늘도 맛있는 혼밥으로 행복 충전 완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