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에 실려 온 시원한 동치미, 고성 부자막국수에서 맛보는 여름날의 추억 속초 맛집

오랜만에 떠나는 강원도 여행. 푸른 바다와 싱그러운 산, 그리고 무엇보다 잊을 수 없는 맛있는 음식을 향한 설렘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목적지는 고성, 그 중에서도 현지인들이 숨겨둔 맛집이라는 “부자막국수”였다. 속초에서 딸아이가 추천해줬다는 한 마디에, 다른 정보는 필요 없었다. 딸의 입맛은 늘 옳았으니까.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정말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 때 즈음, 낡은 벽돌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정겹게 “부자막국수”라고 쓰여 있었다. 겉모습은 소박했지만, 왠지 모르게 깊은 내공이 느껴졌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주차를 마치고 내리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땀방울을 식혀주며 기분 좋게 맞이해줬다.

부자막국수 외부 전경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 오히려 정겹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서니, 넓고 깔끔한 홀이 나타났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메뉴판을 보니 동치미막국수, 비빔막국수, 수육, 메밀전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막국수를 워낙 좋아해서 강원도 곳곳을 다니며 맛을 비교하는 나였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동치미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 그리고 수육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온육수가 나왔다. 은은한 멸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차가워진 몸을 부드럽게 녹여주는 듯했다. 곧이어 깔끔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백김치, 콩나물무침, 깍두기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백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한 맛이 일품이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동치미 막국수가 나왔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막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뽀얀 동치미 국물에 메밀면이 잠겨 있고, 그 위에는 김 가루, 명태회, 오이, 무 절임, 그리고 삶은 계란이 얹어져 있었다.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
놋그릇에 담겨 나온 동치미 막국수는 시원함 그 자체였다.

직원분께서 동치미 막국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우선 동치미 국물만 맛을 보고, 취향에 따라 동치미 육수를 추가해서 먹으라고 했다. 말씀대로 먼저 국물부터 맛보니, 정말 시원하고 깔끔했다. 인위적인 단맛이나 조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직 동치미 특유의 깊은 감칠맛만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가 직접 담가주시던 동치미 맛과 똑같았다.

두 번째로는 동치미 국물을 2국자 정도 넣고 면과 함께 먹어봤다. 슴슴한 듯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동치미 국물이 메밀면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면은 어찌나 쫄깃쫄깃하던지, 입안에서 탱글탱글 춤을 추는 듯했다. 특히, 명태회는 톡 쏘는 듯한 매콤함과 꼬들꼬들한 식감이 더해져 막국수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이번에는 비빔 막국수를 맛볼 차례였다. 붉은 양념장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돌게 했다. 비빔 막국수 위에도 역시 김 가루, 명태회, 오이, 무 절임, 그리고 삶은 계란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비비니, 매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매콤한 비빔 막국수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는 비빔 막국수.

한 입 맛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졌다.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기분 좋게 매운 맛이었다. 쫄깃한 메밀면과 아삭한 채소, 그리고 꼬들꼬들한 명태회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식감을 자랑했다. 특히, 부자막국수의 비빔 막국수는 양념 맛으로 먹는 막국수가 아니라, 메밀면 자체의 향긋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수육 또한 빼놓을 수 없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수육은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으니, 사르르 녹는 듯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수육과 함께 나오는 명태회, 마늘, 그리고 쌈 채소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상추에 수육과 명태회를 올리고, 새우젓을 살짝 찍어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환상적인 수육과 명태회의 조합
촉촉한 수육과 꼬들꼬들한 명태회의 환상적인 만남.

막국수와 수육을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메밀전이 나왔다. 얇게 부쳐진 메밀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했다. 메밀전 안에는 배추와 부추가 들어있어, 은은한 채소 향이 느껴졌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담백하고 고소한 메밀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메밀전.

부자막국수에서는 꿩만두도 맛볼 수 있다고 해서, 김치 꿩만두를 추가로 주문했다. 꿩고기가 들어간 만두는 처음이라 기대가 됐다. 만두피는 얇고 쫄깃했고, 속은 꿩고기와 김치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꿩고기의 담백함과 김치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김치 꿩만두
담백한 꿩고기와 매콤한 김치의 조화가 훌륭한 김치 꿩만두.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고, 맛있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특히, 사장님의 밝은 미소는 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들었다.

부자막국수는 음식이 맛있고, 친절하고, 깨끗하고, 주차하기도 편해서 정말 만족스러웠다. 왜 현지인들이 맛집이라고 추천하는지 알 수 있었다. 다음에도 고성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 때는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 다시 한번 감동하며, 부자막국수를 나섰다.

부자막국수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도 정말 행복하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고성에서의 지역명 여행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부자막국수 메뉴판
메뉴는 동치미막국수, 비빔막국수, 수육, 메밀전, 만두 등이 있다.
푸짐한 한 상 차림
동치미막국수, 비빔막국수, 메밀전으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시원한 물막국수
더운 여름날, 시원한 물막국수 한 그릇은 최고의 선택이다.
부자막국수
언제 먹어도 맛있는 부자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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