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품은 맛, 울산 일산해수욕장 맛집 ‘식당153’에서 꼬막의 향연

어머니의 휠체어를 밀며 울산 대왕암 공원을 거닐었다. 짙푸른 동해 바다가 눈부시게 펼쳐졌지만, 어머니의 얼굴에는 수심이 드리워져 있었다. 코로나의 긴 그림자가 드리운 탓인지, 바깥 공기를 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 무렵, 어머니께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육류를 즐기시지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일산해수욕장 맛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이 바로 ‘식당153’이었다.

어머니는 새로운 곳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신 편이라, 식당 선택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했다. ‘식당153’의 꼬막 비빔밥에 대한 긍정적인 울산 리뷰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꼬막의 신선함은 물론, 푸짐한 양과 조화로운 맛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다.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드시기에도 부담 없는 메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일산해수욕장 바로 앞에 위치한 ‘식당153’은, 생각보다 붐볐다. 카페와 함께 사용하는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고, 큰 차를 가져온 나는 주차 공간을 찾느라 잠시 애를 먹었다. 하지만 싱싱한 꼬막을 맛볼 생각에, 이 정도의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건물 2층에 자리한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다소 가팔랐다. 휠체어를 탄 어머니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식당153 건물 외관
일산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식당153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탁 트인 통창 너머로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시원한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휠체어를 놓기에도 불편함이 없었다.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자리를 안내해주셨고, 메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덧붙여주셨다.

우리는 꼬막 비빔밥 2인분을 주문했다. 원래 꼬막 비빔밥에는 순두부찌개가 함께 나오지만, 아쉽게도 순두부찌개는 준비되지 않아 조개탕으로 대체된다고 했다. 잠시 후, 커다란 쟁반 위에 꼬막 비빔밥과 조개탕, 그리고 다양한 밑반찬들이 가득 차려졌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꼬막 비빔밥이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꼬막과 김가루, 채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밥 위에 꼬막을 듬뿍 올려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꼬막의 풍미가 황홀경을 선사했다. 꼬막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꼬막의 양이 푸짐해서, 밥과 함께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푸짐한 꼬막 비빔밥 한상차림
다채로운 색감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꼬막 비빔밥 한 상.

자세히 살펴보니, 꼬막 비빔밥은 단순히 꼬막과 밥만 비벼놓은 것이 아니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꼬막 무침과, 참기름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밥이 따로 담겨 나왔다. 꼬막 무침 위에는 신선한 채소와 김가루,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노란 계란 지단이 색감을 더했다. 꼬막 외에도 쫄깃한 식감의 전복과 짭짤한 명란이 함께 들어있어,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나는 꼬막 비빔밥을 깻잎에 싸서 먹어보았다. 깻잎의 향긋함이 꼬막의 풍미와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매콤한 양념은 입맛을 돋우었고, 꼬막의 쫄깃한 식감은 씹는 재미를 더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꼬막 비빔밥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꼬막 비빔밥과 함께 나온 조개탕은, 꼬막 비빔밥의 매콤함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큼지막한 조개와 홍합이 듬뿍 들어간 조개탕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랑했다. 특히 땡초가 들어가 칼칼한 매운맛이 느껴지는 국물은, 텁텁함을 잡아주어 깔끔한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어머니께서도 조개탕의 시원한 국물 맛에 감탄하며, 연신 숟가락을 드셨다.

시원한 조개탕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인 조개탕.

밑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짭짤한 깻잎 장아찌는 밥도둑이 따로 없었고, 아삭한 콩나물무침은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특히 김에 밥을 싸서 간장 양념에 찍어 먹으니,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맛이 떠올라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옆 테이블에서는 해물 칼국수 전골을 먹고 있었다. 냄비 안에는 홍합, 오징어, 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이 가득 들어있었고, 칼국수 면발이 쫄깃해 보였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시원한 해물 향이 코를 자극했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해물 칼국수 전골도 꼭 한번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인분에 2만원이라는 가격도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해산물이 가득한 해물 칼국수 전골
푸짐한 해산물이 돋보이는 해물 칼국수 전골.

어느덧 꼬막 비빔밥을 깨끗하게 비워냈다. 꼬막의 신선함과 푸짐한 양, 그리고 조화로운 맛 덕분에, 어머니와 나는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육류를 즐기시지 못하는 어머니께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식당153’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어머니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져 있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커피 머신이 놓여 있었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을 위해,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는 듯했다. 나는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식당을 나섰다.

‘식당153’을 나서니, 어느덧 어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밤바다의 파도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려오는 듯했다. 나는 어머니의 휠체어를 밀며, 천천히 해변을 따라 걸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땀을 식혀주었고, 잔잔한 파도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머니는 연신 “오늘 꼬막 비빔밥 정말 맛있었다”라고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칭찬에, 나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 ‘식당153’에서의 저녁 식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어머니와 나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다음에도 울산에 방문하게 된다면, ‘식당153’에 꼭 다시 들러 꼬막 비빔밥의 풍미를 느껴보고 싶다. 그때는 해물 칼국수 전골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식당153’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바다 풍경, 그리고 따뜻한 정이 함께하는 곳이다. 울산 대왕암공원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정갈하게 담긴 꼬막 비빔밥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정갈하게 담겨 나온 꼬막 비빔밥.
꼬막 비빔밥을 즐기는 모습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즐기는 맛있는 식사.
다양한 밑반찬
꼬막 비빔밥과 함께 나오는 정갈한 밑반찬들.
식당153 메뉴판
식당153의 메뉴.
꼬막 메뉴 안내
다양한 꼬막 요리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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