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성큼 다가온 환절기, 으슬으슬 몸도 맘도 허한 게 뜨끈한 국물로 속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혼자 사는 자취생에게 ‘몸보신’이란 단어는 왠지 멀게만 느껴지지만, 이럴 때일수록 제대로 된 한 끼를 챙겨 먹어야 한다고 다짐하며 부천 상동으로 향했다. 오늘 나의 혼밥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28년 전통을 자랑하는 “오이삼계탕 부천본점”.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은 이곳에서 과연 어떤 맛을 경험하게 될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철 상동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오이삼계탕.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어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깔끔하고 넓은 홀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어색함 없이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고, 룸도 마련되어 있어 혼밥은 물론 가족 외식이나 단체 모임에도 적합해 보였다.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따뜻하게 감싸는 듯했고, 테이블 위에 놓인 반짝이는 놋그릇들이 정갈한 분위기를 더했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삼계탕 종류만 해도 다양했다. 한방녹두삼계탕, 옻계탕, 능이삼계탕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인 한방녹두삼계탕을 주문했다. 닭, 오리, 녹두, 김치 등 모든 재료를 국내산만 사용한다는 문구가 믿음직스러웠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밑반찬이 차려졌다. 깍두기, 양파 장아찌, 고추, 그리고 오이! 특히 오이삼계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선한 오이가 눈에 띄었다. 쌈장과 함께 제공되는 오이는 삼계탕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 같았다. 게다가 반찬은 셀프바에서 마음껏 리필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혼밥러에게는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셀프바가 최고의 서비스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방녹두삼계탕이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했다. 뽀얀 국물 위에는 송송 썰린 파와 고소한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닭 다리 두 개가 뚝배기 밖으로 삐져나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평범해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양이 꽤 많았다.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먹어보니, 진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한방 재료의 은은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몸속 깊은 곳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녹두가 들어가 있어 국물이 걸쭉하고 고소했는데, 평소 먹던 삼계탕과는 차별화된 맛이었다.
닭고기는 얼마나 부드러운지 젓가락만 대도 살이 스르르 분리되었다. 닭가슴살조차 퍽퍽함 없이 야들야들했고, 뼈와 살이 쉽게 분리되어 먹기에도 편했다. 닭 속에는 찹쌀과 녹두가 가득 차 있었는데, 푹 익은 찹쌀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고 녹두는 톡톡 터지는 식감을 더했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닭고기를 찢어 찹쌀과 함께 숟가락에 올려 한 입 가득 넣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향이 어우러졌다. 깍두기를 곁들이니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중간중간 오이를 쌈장에 찍어 먹으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역시 오이와 삼계탕의 조합은 상상 이상으로 훌륭했다.

혼자였지만,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삼계탕의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뜨끈한 국물을 마시며 천천히 닭고기를 뜯어 먹으니,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몸이 따뜻해지면서 왠지 모르게 기운이 솟아나는 듯했다. 이게 바로 제대로 된 보양식이 주는 효과인가 싶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혼자 온 손님들이 꽤 많았다. 카운터석은 없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혼밥 레벨이 한 단계 상승한 기분!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힐링 되는 일은 없다.

어느덧 뚝배기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지막 남은 국물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들이켰다. 속이 든든해지니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입구에 놓인 인삼주 병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이삼계탕 부천본점에서의 혼밥은 대성공이었다.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닭고기는 물론,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한 분위기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부천 상동에서 삼계탕 맛집을 찾는다면, 오이삼계탕 부천본점을 강력 추천한다. 오늘 제대로 몸보신했으니, 앞으로 더 힘내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