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둔산의 수려한 풍경을 뒤로하고, 굽이치는 만경강 줄기를 따라 완주군 고산면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오랫동안 벼르고 벼르던 ‘고산촌’. 전주에서 나고 자란 지인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던 한우 맛집이었다. 특히 고산은 예로부터 한우로 유명한 곳이라니, 기대감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올랐다.
드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고개를 들자, 웅장한 기와지붕 아래 ‘고산촌’이라는 붉은 글씨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검은색 외관과 붉은색 간판의 조화가 왠지 모르게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넓고 깔끔한 홀은, 내가 상상했던 시골 정육식당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3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덕분에, 실내는 활기찬 에너지로 넘실거렸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고민 끝에 꽃등심과 갈비살을 주문했다. 고산촌은 정육식당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신선한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잠시 후, 숯불이 들어오고, 곧이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등심과 갈비살이 눈앞에 펼쳐졌다. 선명한 붉은색과 촘촘한 마블링이 예술 작품을 연상시켰다. 마치 섬세한 조각칼로 새겨놓은 듯한 마블링은, 그 자체로 이미 ‘맛’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뜨겁게 달궈진 숯불 위에 꽃등심을 올리자, “치익”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마저도 황홀하게 느껴졌다. 겉은 노릇노릇하게 익고, 속은 촉촉한 육즙으로 가득 찬 꽃등심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부드러움과 풍부한 육즙,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까지 완벽한 조화였다.
갈비살 역시 훌륭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꽃등심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순식간에 한 접시를 비워냈다.
고기만 먹기에는 아쉬워서 육회비빔밥도 추가로 주문했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육회비빔밥은, 신선한 육회와 갖가지 채소들이 알록달록 조화로운 색감을 뽐내고 있었다.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한 입 크게 맛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신선함과 고소함이 환상적이었다. 특히 육회의 퀄리티가 매우 훌륭했는데, 마치 갓 잡은 듯 신선하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밑반찬으로 제공되는 깻잎 장아찌에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이 육회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나온 청국장도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로 향하는데, 벽면에 붙어있는 “처녀 소고기”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어린 암소만을 취급하여 고기의 질이 더욱 부드럽고 맛있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확실히 다른 곳에서 먹던 한우보다 훨씬 부드럽고 풍미가 깊었다.
고산촌은 넓고 쾌적한 공간,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특히 3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아름다운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나오는 길에 보니, 고산촌 바로 옆에는 ‘고산미소’라는 또 다른 한우 맛집이 있었다. 고산미소 역시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고산미소에도 방문하여 맛을 비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고산촌을 나섰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만경강 줄기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며, 완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했다.
고산촌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닌,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완주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전북 완주 맛집이다. 그때는 갈비탕도 꼭 맛봐야지!
INFORMATION
* 메뉴: 꽃등심, 갈비살, 육회비빔밥, 갈비탕, 한우탕 등
* 가격대: 1인 3~5만원 (고기), 1만원대 (식사)
* 분위기: 넓고 쾌적한 공간, 가족 외식 및 단체 모임에 적합
* 주차: 넓은 주차 공간 완비
* 총평: 신선한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 특히 육회비빔밥과 갈비탕이 인기 메뉴. 친절한 서비스와 쾌적한 공간은 덤.
여행 팁
* 고산촌 방문 전, 고산미소에도 들러 맛을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만경강 자전거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인근의 대둔산에서 등산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 고산면에는 야쿠르트 전문점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있으니, 함께 즐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