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읍내 장날이면 어김없이 돼지 냄새가 코를 찔렀지. 그 꼬릿한 냄새가 싫으면서도, 희한하게 발길은 정육점으로 향했어. 어머니는 어김없이 돼지비계를 한 덩이 얻어 오셨고, 그걸로 솥뚜껑에 김치를 지글지글 구워주시던 그 냄새! 아,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네. 세월이 흘러 도시 살이에 찌든 나는, 가끔 그 시절 돼지 냄새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어. 마침 마산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우리돼지식당이라는 곳. 간판에서 풍기는 정겨움에 이끌려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어.
가게 앞에 다다르니, 큼지막한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 붉은색과 노란색이 섞인 간판에는 “숙성삼겹살과 북어국 한상차림”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어.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눈에는 어찌나 정겹던지.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이랄까. 24시간 영업이라고 적혀있는 걸 보니, 새벽에 갑자기 돼지고기가 당길 때 와도 좋겠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나를 반겼어. 테이블마다 환풍구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 영락없는 고깃집 풍경이었지. 나무 재질로 된 인테리어는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묘한 힘이 있었어. 테이블은 반짝반짝 윤이 났고, 환풍기도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는 걸 보니, 위생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았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숙성 삼겹살, 목살, 갈비 등 다양한 돼지고기 메뉴가 있었어.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겠더라. 나는 숙성 삼겹살 2인분을 주문했어. 옛날에는 돼지갈비를 참 좋아했는데, 요즘은 삼겹살의 고소한 기름 맛이 더 좋더라고.
주문하자마자, 밑반찬들이 쫙 깔렸어. 콩나물무침, 김치, 쌈 채소 등 푸짐한 상차림에 입이 떡 벌어졌지 뭐야. 특히 갓김치가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역시 전라도 손맛은 따라갈 수가 없다니까. 사장님 인심도 얼마나 좋으신지, 반찬이 떨어질 때쯤이면 알아서 척척 리필해주시더라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성 삼겹살이 나왔어. 큼지막한 덩어리째 나오는 삼겹살의 자태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지. 칼집이 촘촘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숙성이 제대로 된 것 같았어. 고기 겉면은 윤기가 좌르르 흐르고, 냄새도 어찌나 좋던지. 빨리 구워 먹고 싶은 마음뿐이었어.

숯불이 들어오고, 드디어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어.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지.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셔서 어찌나 편하던지. 전문가의 손길로 구워지는 삼겹살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비주얼을 자랑했어.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삼겹살을 보니,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지.
잘 익은 삼겹살 한 점을 집어, 쌈장에 콕 찍어 입에 넣으니… 아! 이 맛이야! 2번 숙성시켰다는 삼겹살은, 정말이지 입에서 살살 녹았어.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지.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꿀맛이었어. 옛날 엄마가 구워주던 그 삼겹살 맛이랑 똑같잖아!
싱싱한 쌈 채소에 삼겹살을 올리고, 쌈장, 마늘, 고추를 듬뿍 넣어 한 쌈 크게 싸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아삭아삭한 채소와 쫄깃한 삼겹살의 조화는, 정말 최고였어. 갓김치랑 같이 먹으니, 느끼함도 싹 잡아주고, 입맛을 더욱 돋우는 것이, 정말 찰떡궁합이었지.

된장찌개도 하나 시켜봤는데, 5천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아쉽긴 했어. 해물은 안 들어있고, 두부랑 호박만 들어있어서 살짝 실망했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았어.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된장찌개는,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었지.
고기를 다 먹고, 김치말이국수를 하나 시켜서 입가심을 했어.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져,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어. 살얼음이 동동 띄워져 있는 것이, 여름에 먹으면 정말 시원하겠더라.

배부르게 먹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시더라. “아이고, 사장님! 덕분에 옛날 생각하면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했지. 사장님과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어.
우리돼지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돼지고기를 파는 곳이 아니라, 어린 시절 추억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 마산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그리고 우리돼지식당은 가성비도 최고야! 푸짐한 양에 착한 가격까지, 정말 혜자스러운 곳이지. 사장님 인심도 좋으셔서, 마치 시골 인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어. 도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따뜻함이랄까.
다음에 마산에 또 오게 된다면, 우리돼지식당은 꼭 다시 들를 거야. 그때는 목살이랑 갈비도 한번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점심특선으로 판매하는 북어국도 꼭 먹어봐야겠다. 벌써부터 기대되는걸?
우리돼지식당에서 맛있는 돼지고기를 먹고 나오니, 어릴 적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것 같았어.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쳐있던 나에게, 잠시나마 고향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지. 역시 음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

마산 우리돼지식당, 잊지 못할 맛집으로 내 마음속에 저장! 다음에 또 올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