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 손 잡고 절에 가는 날은 괜스레 마음이 설렜지. 절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향 냄새도 좋았지만, 뭣보다 절밥 먹을 생각에 신이 났었거든. 이번에 공주 마곡사에 다녀오면서 딱 그런 기분을 다시 느꼈다니까. 마곡사 가는 길에 들른 “태화식당”에서 말이야.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 쪽으로 걸어가는데, 벌써부터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르더라고. 간판에는 ‘공주 으뜸 맛집’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있고, 방송에도 여러 번 나왔다는 자랑이 덧붙여져 있었어. 왠지 모르게 믿음이 팍! 생기는 거 있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넓찍한 홀에 손님들이 꽉 차 있더라.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봐.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어. 산채정식, 청국장, 더덕구이… 아, 결정 장애가 올 뻔했지 뭐야. 그래도 이럴 땐 역시 가장 기본 메뉴를 시켜야 한다 싶어서 산채정식을 주문했어.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안을 둘러봤는데, 정겨운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더라.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도 그렇고, 벽에 걸린 옛날 사진들도 왠지 모르게 푸근한 느낌을 줬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채정식이 나왔는데, 이야… 상다리가 휘어지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 쟁반 가득, 20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옹기종기 담겨 나왔어. 색색깔깔 나물들이 얼마나 정갈하게 담겨 있는지, 딱 보기에도 ‘이건 제대로 된 밥상이구나’ 싶었지.

밥 뚜껑을 열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하얀 쌀밥이 김을 모락모락 내뿜고 있었어. 얼른 젓가락을 들고 반찬들을 하나씩 맛봤지. 쌉쌀한 맛이 매력적인 취나물,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풍기는 콩나물, 아삭아삭 씹히는 무생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지는 맛이었어. 간도 어찌나 딱 맞던지,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고, 정말 딱 좋았어.
특히 사장님께서 직접 무치신다는 나물 반찬들은 정말 일품이었어. 어쩜 이렇게 손맛이 좋으실까. 옛날 우리 엄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 나는 거 있지. 젓갈이며 김치도 어찌나 맛깔나던지, 밥 한 숟갈 뜨고 김치 한 조각 올려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중간에 따끈따끈한 전도 나왔는데, 이야… 이건 정말 서비스라기엔 너무 훌륭한 맛이었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어찌나 맛있던지. 특히 깻잎전은 향긋한 깻잎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최고였어. 딸아이가 옆에서 “엄마, 식당에서 먹은 전 중에 이게 제일 맛있다!” 하는 바람에, 어깨가 으쓱해졌지 뭐야.
함께 나온 올갱이해장국도 빼놓을 수 없지. 뽀얀 국물에 부추랑 올갱이가 듬뿍 들어있는데, 국물 맛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한 숟갈 뜨면 속이 확 풀리는 기분이었어. 남편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크~ 시원하다!”를 연발하더라니까.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는 더덕정식을 시켰는지, 향긋한 더덕 냄새가 솔솔 풍겨오더라. 가만 보니, 다들 어찌나 맛있게 드시던지. 다음에는 꼭 더덕정식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지.
태화식당에서는 산채비빔밥도 많이들 먹는 것 같았어. 커다란 그릇에 갖가지 나물과 밥, 그리고 계란후라이 하나 톡 얹어서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돌더라. 특히 묵직한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오는 게, 왠지 더 정겹고 맛있어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

게다가 여기는 양념게장도 꽤나 유명한가 봐.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려진 게장을 보니,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겠더라. 옆 테이블에서 양념게장 다리까지 쪽쪽 빨아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삼켜지더라니까.
배가 너무 불러서 더는 못 먹겠다 싶었는데, 왠걸.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니, 왠지 모르게 힘이 솟는 것 같았어. 역시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사는 거라니까.
밥을 다 먹고 나오면서, 식당 앞에서 부침개를 부치고 계시는 아주머니께 인사를 드렸어. 활짝 웃으시면서 “맛있게 드셨어요?” 하시는데, 왠지 모르게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지더라.
태화식당은 맛도 맛이지만, 친절한 서비스도 정말 인상적이었어. 바쁜 와중에도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신경 써주는 모습이, 정말 감사했지. 특히 젊은 직원분들이 어찌나 싹싹하던지,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어.
다음에 마곡사에 또 가게 된다면, 태화식당은 무조건 다시 들를 거야. 그때는 꼭 더덕정식이랑 양념게장을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공주 막걸리도 한 잔 곁들이면 금상첨화일 것 같아.

마곡사는 천년고찰답게,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어.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걷는 동안, 마음이 저절로 평온해지는 기분이었지. 특히 가을에 단풍이 들면, 그 풍경이 정말 장관이라고 해. 다음에는 단풍 구경하러 꼭 다시 와야겠어. 아, 물론 태화식당에서 밥도 든든하게 먹고 말이야.

혹시 공주 마곡사에 갈 일이 있다면, 태화식당에 꼭 한번 들러봐. 어머니 손맛 그대로인 푸짐한 밥상을 맛볼 수 있을 거야. 특히 나물 반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후회하지 않을 거라 자신해. 든든하게 배 채우고, 마곡사에서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

아, 그리고 태화식당은 주차장도 바로 앞에 있어서,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야. 단체 손님도 많이 오는 곳이니, 혹시 단체로 방문할 예정이라면 미리 예약하는 게 좋을 거야.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한정식을 맛본 것 같아 기분이 좋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다음에 또 맛있는 이야기 들고 올게!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