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땅, 그 깊숙한 곳에 숨겨진 대아저수지. 잔잔한 물결 위로 겹겹이 드리운 산 그림자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지는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굽이굽이 이어진 숲길을 따라 마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서는 듯한 설렘을 안겨주었다. 목적지는 오직 한 곳, 풍경과 맛 모두를 품었다는 영숙백숙이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좁은 길을 조심스레 접어들자, 이윽고 눈앞에 펼쳐진 것은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짙푸른 녹음 사이로 언뜻 보이는 저수지의 윤슬, 그리고 그 앞에 자리 잡은 소박한 식당. 낡은 듯 정감 있는 외관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지만, 그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따뜻한 기운은 발걸음을 절로 재촉하게 만들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즈넉함, 그 안에 나를 맡기고 싶다는 강렬한 이끌림. 이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임을 직감했다.
미리 예약을 서둘렀다. 닭을 직접 잡아 요리하는 곳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사장님의 덤덤한 목소리에는 오랜 세월 이 자리를 지켜온 장인의 여유가 묻어났다. 평일 점심시간, 다행히 자리가 있다는 이야기에 안도의 숨을 내쉬며, 완주로 향하는 발걸음을 서둘렀다.
식당에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맛있는 음식 냄새가 뒤섞여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싱그러운 풍경은 도시에서의 찌든 피로를 단번에 씻어주는 듯했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이미 마음은 평화로움으로 가득 찼다.
메뉴판을 펼쳐 들기도 전에 이미 마음속으로는 닭볶음탕을 정해두었다. 백숙도 유명하지만, 왠지 오늘은 진한 양념에 푹 익은 닭고기가 간절했다. 잠시 후, 푸짐한 닭볶음탕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붉은 양념 위로 듬뿍 뿌려진 파와 깨, 그리고 큼지막한 닭 조각들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했다.

젓가락을 들어 닭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닭 껍질,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부드러운 살코기는 입안에서 황홀한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토종닭 특유의 쫄깃한 식감은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를 더하며 미각을 자극했다. 진한 양념은 결코 과하지 않고, 은은한 단맛과 매콤함이 어우러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닭볶음탕 안에는 닭발과 닭똥집, 심지어 닭 간까지 들어있었다. 신선함이 없다면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한 입 베어 물자, 톡톡 터지는 닭똥집의 식감과 녹진한 닭 간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토종닭 닭볶음탕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갓 담근 듯 신선한 김치,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꽈리고추볶음 등은 닭볶음탕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특히, 직접 담근 듯한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닭고기 한 점에 김치 한 조각을 곁들이니, 입안에서 펼쳐지는 풍성한 맛의 향연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식사를 하는 동안, 창밖으로는 아름다운 대아저수지의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졌다. 에메랄드빛 물결이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 그리고 그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 이보다 더 완벽한 힐링이 있을까.
영숙백숙에서는 닭백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커다란 냄비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 닭백숙은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게 한다. 특히, 닭발을 비롯한 다양한 부속 부위가 함께 들어있어, 토종닭 한 마리를 온전히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뽀얀 국물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하며, 닭고기는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식당 한켠에는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다가오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식당 주변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닭들의 모습 또한 정겨움을 더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 이것이 바로 영숙백숙이 가진 매력일 것이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하자, 인상 좋은 사장님께서 푸근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음식 맛은 물론,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다만, 평일에도 예약 문의 전화가 많은 듯했다. 특히, 야외 파라솔 자리를 원하는 경우에는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영숙백숙으로 향하는 길은 다소 험난할 수 있다. 좁고 구불거리는 산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고생을 감수할 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따뜻한 정이 있는 곳. 영숙백숙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완주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는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대아저수지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잔잔한 물결 위로 흩어지는 햇살, 그리고 짙푸른 녹음은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영숙백숙에서의 식사는 마치 한 편의 시와 같았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속에서 진정한 힐링을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 완주 지역을 다시 찾게 된다면, 영숙백숙은 분명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맛집으로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이 곳에서 맛본 닭볶음탕의 깊은 풍미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완주에서 맛과 멋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 영숙백숙에서 행복한 시간을 만끽해보시길 감히 추천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