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 손 잡고 시장 구경하던 추억, 다들 한 자락씩은 가지고 있지 않으신가? 왁자지껄 사람 사는 소리, 덤으로 얹어주는 인심, 그리고 무엇보다 푸짐하고 맛깔난 음식들! 남해 전통시장 옆 골목에 자리 잡은 “복가마솥국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어. 간판부터가 정겹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빛바랜 글씨체의 ‘복가마솥국밥’ 다섯 글자가 어찌나 푸근하게 다가오던지.
시장통 골목길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노란 간판이 눈에 띄더라고. “복가마솥국밥” 상호 옆에 전화번호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게, 마치 옛날 시골집 대문 앞에 붙어있던 전화번호 표지판 같잖아. 괜스레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 있지. 얼른 안으로 들어가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맛보고 싶어졌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어. 테이블 네 개와 룸에 다섯 개 정도 놓여 있는, 딱 정겨운 시골 식당 분위기.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동네 어르신들이 막걸리 한 잔 기울이시며 담소를 나누고 계시더라고. 그 모습이 어찌나 평화로워 보이던지,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어.
메뉴판을 보니 국밥 종류가 참 다양하더라고. 돼지국밥, 순대국밥, 김치국밥…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주인 아주머니께 뭐가 제일 잘 나가냐고 여쭤봤지. 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 “우리 집은 돼지국밥이 제일 인기여! 콩국수도 여름에 많이들 찾고.” 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정겨우시던지. 결국, 나는 돼지국밥을, 같이 간 친구는 순대국밥을 시켰어. 아, 여름 별미라는 콩국수도 빼놓을 수 없지!

주문을 하고 나니, 밑반찬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어. 겉절이 김치, 깍두기, 부추무침, 양파, 고추… 푸짐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을 보니,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들더라. 특히 겉절이 김치는 어찌나 맛있던지! 방금 버무린 듯 신선하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정말 최고였어. 돼지국밥 나오기 전에 김치만 몇 접시를 비웠는지 몰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돼지국밥이 나왔어. 뽀얀 국물에 부추가 듬뿍 올려져 있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럽더라고. 국물 한 숟갈 떠서 맛보니, 돼지 특유의 잡내는 하나도 없고,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어.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뜨끈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는 게, 마치 보약 한 첩 먹는 기분이랄까.
돼지국밥 안에는 큼지막한 돼지고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어.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에 넣자마자 스르륵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 밥 한 공기 말아서 김치랑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이더라.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 그대로였어.

같이 간 친구가 시킨 순대국밥도 맛보라고 줬는데, 이것 또한 일품이더라. 쫄깃쫄깃한 순대가 가득 들어있고, 국물 또한 깊고 진한 맛이 났어. 친구는 자기가 지금까지 먹어본 순대국밥 중에 최고라고 극찬하더라고.

여름 별미라는 콩국수도 안 먹어볼 수 없지. 뽀얀 콩 국물에 오이와 토마토가 얹어져 있는 모습이 정말 시원해 보였어. 콩 국물 한 모금 마셔보니, 어찌나 고소하고 진하던지! 콩의 깊은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옛날 엄마가 맷돌로 갈아주시던 그 콩국수 맛 그대로였어. 면발도 어찌나 쫄깃쫄깃하던지, 후루룩후루룩 계속 입으로 들어가더라고.

밥을 먹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께서 계속 이것저것 챙겨주시면서 말도 걸어주셨어. 어디서 왔냐, 남해는 처음이냐, 음식은 입에 맞냐…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온 손주를 챙기는 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하더라고. 아주머니의 친절함 덕분에, 음식 맛이 더욱 좋게 느껴졌는지도 몰라.

밥을 다 먹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아주머니께서 “시장 주차장에 주차했으면 주차권 받아 가. 50% 할인해 줄 거야.”라고 말씀하시더라고. 덕분에 주차비도 절반이나 아낄 수 있었어. 이런 게 바로 시장 인심 아니겠어?
“복가마솥국밥”에서 맛있는 국밥 한 그릇 먹고 나니, 정말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그런 곳이었지. 남해 여행 가시는 분들께, 꼭 한번 들러보시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화려한 맛집은 아니지만, 푸근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국밥 한 그릇 드시면,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드실 수 있을 거야.

남해에서 멸치쌈밥이나 회가 지겨우시다면, “복가마솥국밥”에서 따뜻한 국밥 한 그릇 드셔보시는 건 어떠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저도 다음 남해 여행 때 꼭 다시 들러서, 그땐 김치국밥도 한번 먹어봐야겠어요. 깍두기는 조금 더 익은 신맛이 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아주 소소한 바람도 아주머니께 살짝 전해드려야지. 남해의 숨은 맛집, “복가마솥국밥”, 오래오래 번창하시길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