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남동공단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어찌나 설레던지. 공장들 사이로 굽이굽이 길을 따라가다 보니, 저 멀리 노란 간판에 큼지막하게 “새집손해물칼국수”라고 쓰인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 괜스레 마음이 푸근해지는 간판이었어.
주차장이 쪼깨 좁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역시나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차들이 빽빽하더라고. 그래도 어찌어찌 빈자리를 찾아 주차를 하고, 식당으로 향했지. 공단 근처 식당이라 으레 낡고 허름할 거라는 생각은 금물!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깔끔하고 넓은 실내에 깜짝 놀랐어. 훤칠한 젊은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는데, 첫인상부터 기분이 좋더라고.

벽에 붙은 메뉴판을 보니 해물칼국수, 칼제비, 묵은지 한방 오리백숙 등 다양한 메뉴가 있더라. 나는 얼큰한 게 땡겨서 얼큰 해물 칼제비 2인분을 시켰어. 가격도 착한 것이, 아주 맘에 들었지. 주문을 하고 나니, 겉절이 김치랑 깍두기를 가져다주시는데, 이야… 이 겉절이 김치가 아주 요물이야. 칼국수 나오기 전에 막걸리 한 잔이랑 같이 먹으니,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
참, 여기는 막걸리가 공짜로 무한리필이래! 사장님 인심이 아주 후하시지. 나도 막걸리 한 잔 쭈욱 들이키니, 어릴 적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 오시던 막걸리 생각도 나고,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얼큰 해물 칼제비가 나왔어. 커다란 냄비에 푸짐하게 담긴 칼제비를 보니, 입이 떡 벌어지더라. 바지락, 오징어, 홍합 등 해물도 듬뿍 들어가 있고, 애호박, 당근, 양파 등 채소도 아낌없이 넣어주셨어. 국물 색깔이 아주 얼큰해 보이는 게, 침샘을 자극하더라고.

보글보글 끓는 칼제비를 보니, 꼬르륵 소리가 절로 나더라.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보니, 이야… 이거 완전 밥도둑이야!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는 게, 어제 마신 술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랄까? 면발도 얼마나 쫄깃쫄깃한지, 손으로 직접 만드셨다더니, 역시 다르긴 다르더라고. 수제비도 얄팍하니, 입에 착 감기는 게, 아주 꿀맛이었어.
해물도 어찌나 싱싱한지,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정말 좋았어. 오징어는 쫄깃쫄깃하고, 바지락은 시원하고, 홍합은 탱글탱글하고… 아주 잔치났지.


칼제비를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볶음밥을 시키는 거야. 볶음밥? 칼국수 집에 볶음밥이 있나 싶어서 메뉴판을 다시 보니, 정말 볶음밥이 있더라고. 안 그래도 칼제비 국물이 너무 맛있어서 밥을 비벼 먹고 싶었는데, 볶음밥이 있다니, 이거 완전 땡큐지!
바로 볶음밥 1인분을 시켰어. 볶음밥이 나오자마자, 숟가락으로 슥슥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이야… 이거 진짜 미쳤다! 칼국수 국물이 하나도 안 들어갔는데도, 어쩜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식감도 좋고, 김치의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고, 그냥 다 좋았어.

배가 터질 것 같은데도,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더라고.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니, 정말 든든했어. 사장님께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식당을 나섰지.
나오는 길에 보니, 식당 입구에 커다란 배너가 세워져 있더라고. “새집손해물칼국수”라고 큼지막하게 쓰여 있고, “시원한~ 해물칼국수”라고 적혀 있는데, 어찌나 정겹던지.

새집손해물칼국수, 여기는 정말 남동구의 숨은 보석 같은 곳이야. 깔끔한 식당, 친절한 사장님,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 그리고 공짜 막걸리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곳이지. 남동공단 근처에 올 일 있으면, 꼭 한번 들러서 칼국수 한 그릇 맛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후회는 절대 없을 거야!
아참, 그리고 여기 김치전도 억수로 맛있대. 나는 배불러서 못 먹어봤지만, 다음에 가면 꼭 먹어봐야지. 그리고 주차는 쪼깨 힘드니, 점심시간은 피해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오늘도 배부르고 따뜻한 한 끼 덕분에 힘내서 살아야겠다! 역시 밥심이 최고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