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타러 가는 길만큼 설레는 순간이 또 있을까. 칙칙폭폭 기차 소리와 함께 창밖 풍경이 스쳐 지나가는 낭만, 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네. 이번에는 태백 철암으로 기차 여행을 떠났다가, 역 근처에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을 발견했지 뭔가. 이름도 재미난 ‘기차놓친가락국수’라는 곳인데, 이야기가 있는 지역명소 같아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
기차역에서 내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역사촌을 구경하고 나니, 슬슬 배꼽시계가 울리기 시작하더라고. 마침 ‘기차놓친가락국수’ 간판이 눈에 띄길래,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지. 가게 문을 열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공간이 펼쳐졌어. 나무 테이블과 의자, 벽에 걸린 흑백 사진들이 마치 옛날 기차역 앞 식당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더라니까.

메뉴판을 보니 가락국수, 옹심이, 돈까스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는데, 뭘 먹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어. 다 맛있어 보이는걸 어떡해! 결국, 쫄깃한 면발이 땡겨서 가락국수 하나랑, 겨울에 먹으면 왠지 더 맛있는 옹심이를 시켰지. 옆 테이블에서 맛있게 먹는 수수부꾸미 냄새에 이끌려 그것도 하나 추가하고.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따끈한 가락국수가 먼저 나왔어. 뽀얀 국물 위로 김 가루와 송송 썬 파가 듬뿍 올려져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돌더라. 얼른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면을 한 젓가락 크게 집어 올렸지. 면발이 어찌나 탱글탱글한지, 입안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어.

국물은 또 얼마나 시원하고 깔끔한지! 멸치 육수를 진하게 우려낸 듯했는데,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어. 후루룩, 후루룩, 정신없이 국수를 흡입했지. 면을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잔치국수 맛이랑 똑같아서, 괜스레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어.
곧이어 옹심이도 나왔는데, 뽀얀 들깨 국물에 동글동글한 옹심이가 듬뿍 들어 있었어. 김 가루와 채 썬 애호박, 당근이 색감을 더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이더라. 숟가락으로 옹심이 하나를 떠서 입에 넣으니, 쫀득쫀득한 식감이 정말 최고였어. 옹심이피는 어찌나 얇은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어.

들깨 국물은 고소하면서도 담백했는데, 옹심이와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뜨끈한 국물을 마시니, 온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어. 옹심이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니, 속이 든든해지는 게, 마치 보약을 먹은 기분이 들더라니까.
마지막으로 나온 수수부꾸미는 따뜻할 때 먹어야 제맛이라, 나오자마자 얼른 하나 집어 들었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수수부꾸미 안에는 달콤한 팥 앙금이 가득 들어 있었는데, 정말 꿀맛이더라.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그 맛 그대로였어. 뜨끈한 방바닥에 앉아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수수부꾸미를 나눠 먹던 그때 그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지.
음식을 먹는 동안, 사장님 부부의 친절함에 감동받기도 했어. “맛있게 드셨어요?” 하며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괜스레 마음이 푸근해지더라. 마치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푸근한 인심을 느끼는 기분이었어.

‘기차놓친가락국수’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니, 정말 기차를 놓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니까. 그만큼 만족스러운 식사였어. 맛도 맛이지만, 정겨운 분위기와 푸근한 인심 덕분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는지도 몰라.
가게 뒤편에는 산책로도 있다고 하니, 식사 후에 소화도 시킬 겸 한번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나는 기차 시간 때문에 아쉽게도 가보지 못했지만,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한번 들러봐야겠어.
철암역에 간다면, ‘기차놓친가락국수’에 꼭 한번 들러봐. 후회하지 않을 거야. 따뜻한 국수 한 그릇에,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아갈 수 있을 테니까.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야. 장담하건대, 한 번 맛보면 분명 또 생각날 철암의 맛집이 될걸?
참, 여기 가락국수는 5천 원밖에 안 하는데 양도 어찌나 푸짐한지! 게다가 돈까스, 메밀전병, 비빔만두, 잔치국수, 감자옹심이, 막걸리까지 메뉴도 다양해서, 여럿이 함께 가서 이것저것 시켜 먹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까스도 있으니,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에도 좋을 거야.

그리고 김치! 빼놓을 뻔했네. 여기 김치가 또 예술이야. 직접 담근 김치라고 하시던데, 어찌나 시원하고 맛깔스러운지, 국수랑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이더라. 김치만 따로 팔아도 사 먹고 싶을 정도였어.
아, 그리고 강아지를 데리고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희소식! 여기는 강아지 가방이나 유모차에 넣어서 함께 식사할 수 있다고 하니, 댕댕이와 함께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거야.
다음에 태백에 다시 오게 된다면, ‘기차놓친가락국수’는 꼭 다시 방문해야 할 곳 1순위로 찜해뒀어. 그때는 못 먹어본 메뉴들도 하나씩 다 먹어봐야지. 특히, 비빔국수에 수수부꾸미 조합은 꼭 한번 시도해봐야겠어. 벌써부터 군침이 도네.

기차를 기다리며, 혹은 철암탄광역사촌을 방문했다가 들르기 딱 좋은 ‘기차놓친가락국수’. 착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맛있는 음식 덕분에, 태백 여행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어. 여러분도 꼭 한번 방문해서, 따뜻한 정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느껴보길 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