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끝에 맛보는 부산대 앞 톤쇼우, 혼밥도 괜찮은 돼지웃음 맛집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톤쇼우 생각에 사로잡혔다. 3곳이나 있다는 톤쇼우, 그중 부산대 본점에서만 원격 웨이팅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바로 캐치테이블 앱을 켰다. 오전 11시, 온라인 웨이팅이 시작되자마자 예약을 걸어두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의 첫 끼는, 맛있는 돈까스로 정해져 있었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지만, 맛집 앞에서 기다리는 건 언제나 설레면서도 약간의 긴장을 동반한다.

결과적으로, 오후 4시 30분이라는 입장 예정 시간을 통보받았다. 무려 5시간 30분이나 남았다. 주변 카페를 전전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괜찮다. 맛있는 돈까스를 먹을 수만 있다면! 혼자 여행의 묘미는 이런 기다림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 아니겠는가. 드디어 ‘입장 가능’ 알림이 떴다. 벅찬 마음을 안고 톤쇼우로 향했다.

톤쇼우 외부 간판
멀리서도 눈에 띄는 톤쇼우의 간판. 돼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톤쇼우 앞에 도착하니, 역시나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톤쇼우 특유의 돼지 그림이 그려진 간판이 나를 반겼다. 드디어 나도 ‘돼지웃음’을 지을 수 있겠구나!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패드를 든 직원이 나를 맞이했다. 캐치테이블 번호를 확인하고, 다시 대기석에 앉아 기다려야 했다.

특이한 구조였다. 일반적인 식당처럼 대기 공간과 식사 공간이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홀 중앙에 식사 공간이 있고 그 주변을 ㄷ자 형태로 둘러싸듯 대기 공간이 배치되어 있었다. 마치 내가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랄까. 다른 사람들의 식사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기다려야 한다니. 밖에서 5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안에서도 또 기다려야 한다니!

드디어 내 번호가 불렸다. 직원분께서 빛의 속도로 테이블을 닦아주셨다. 마치 나도 전투적으로 먹고 자리를 비켜줘야 할 것 같은 묘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혼밥 레벨이 만렙이니까!

톤쇼우 내부 다찌 테이블
혼밥에 최적화된 다찌 테이블. 하지만 웨이팅 공간과 붙어있어 약간 어수선하다.

자리에 앉으니, 일본식 다찌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혼밥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테이블 간 간격도 좁고, 2~3인마다 투명 아크릴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4인 이상 단체로 방문하면 나란히 앉아 앞만 보고 식사를 해야 해서 대화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역시 톤쇼우는 혼밥에 최적화된 곳인가! 오늘도 혼밥 성공!

식전 수프가 먼저 나왔다. 차가웠지만, 익숙한 고소함이 느껴졌다. 드디어 식사가 시작되는구나! 나는 이미 웨이팅 하면서 메뉴를 정해놨다. 톤쇼우에 왔으니, 버크셔K 로스카츠를 먹어봐야지!

톤쇼우 메뉴판
심플하면서도 메뉴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메뉴판. 버크셔K 로스카츠가 눈에 띈다.

테이블 위에는 다양한 소스와 양념이 준비되어 있었다. 매콤한 김치 시즈닝, 유자 드레싱, 돈까스 소스, 말돈 소금, 레몬 코쇼까지! 취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와사비와 말돈 소금 조합이 가장 좋았다. 레몬 코쇼도 나쁘지 않았다.

돈지루(일본식 돼지고기 미소된장국)도 함께 나왔다. 두부, 돼지고기, 당근 등 내용물이 풍성했다. 국물이 짜다는 평이 있었지만, 나는 맛있게 먹었다. 리필도 가능하다고 하니, 국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 듯.

다양한 소스
김치 시즈닝, 유자 드레싱, 돈까스 소스, 말돈 소금, 레몬 코쇼 등 다양한 소스를 즐길 수 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버크셔K 로스카츠가 나왔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것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트러플 소금을 뿌려서 먹어봤다. 하지만 트러플 향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서, 그냥 말돈 소금으로 교체했다. 역시 돈까스에는 말돈 소금이 진리!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풍미가 더욱 살아났다.

카츠산도
버크셔K 로스카츠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카츠산도.

몇 조각 먹다 보니 살짝 물리는 느낌이 들어서, 샐러드를 리필했다. 유자 드레싱을 뿌려 먹으니 상큼하고 맛있었다. 돈까스와 샐러드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솔직히 말하면, 엄청나게 맛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이 가격에 이런 맛을 먹을 수 있다는 정도? 하지만 3시간 가까운 웨이팅을 할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딱 웨이팅 30분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톤쇼우의 가장 큰 단점은, 식사 공간과 대기 공간이 한 공간에 있다는 점이다. 대기하는 사람들은 식사하는 사람들을 쳐다보게 되고, 식사하는 사람들은 괜히 눈치가 보인다. 마치 같은 공간에서 창과 방패가 마주친 느낌이랄까.

하지만 혼밥하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다. 다찌 테이블에 앉아 혼자 조용히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혼밥 성공!

계산을 하고 나오니, 주차 지원은 따로 없었다. 공영주차장(1시간 1,800원)이나 유료주차장(1시간 3,000원)에 주차해야 한다. 나는 가까운 유료주차장에 주차했는데, 6,000원이나 나왔다. 주차비는 조금 아까웠지만, 맛있는 돈까스를 먹었으니 괜찮다.

톤쇼우 외부 모습
톤쇼우 입구에는 메뉴판과 함께 추천 메뉴가 적혀 있다.

톤쇼우, 한 번쯤은 방문해볼 만한 곳이다. 하지만 긴 웨이팅을 감수할 정도는 아니다. 집이 가깝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웨이팅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나는 다음에는 웨이팅이 없을 때 방문해야겠다. 그래도 오늘도 혼밥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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