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추억, 문의면 돼지숯불구이 성남집에서 맛보는 노포의 깊은 풍경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청남대 가는 길에, 문득 잊고 지냈던 한 맛집이 떠올랐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으로 향하는 듯한 설렘을 안고 ‘성남집’으로 향했다. 대전에서 꽤 거리가 있었지만, 드라이브 삼아, 그리고 무엇보다 그 숯불 향을 다시 맡고 싶다는 간절함에 기꺼이 나섰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시골 특유의 정겨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주차장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고, 그 옆으로 낡은 듯 정겨운 식당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손님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숯불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예전에는 좌식 테이블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편안한 의자가 놓인 식탁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쩐지 조금은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이 변화 또한 세월의 흐름이겠지.

메뉴는 단 하나, 돼지고기 숯불구이. 자리에 앉자마자 인원수에 맞춰 고기를 주문했다. 잠시 후, 쟁반 가득 담긴 돼지고기가 눈앞에 놓였다. 1인분에 300g이라는 푸짐한 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붉은 빛깔의 신선한 고기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목살과 삼겹살이 섞여 나오는 듯했는데, 큼지막하게 썰린 모습이 마치 시골 잔칫날 상에 오르는 고기 같았다. 을 보면 선명한 붉은색과 지방의 조화가 신선함을 그대로 드러낸다.

돼지고기 숯불구이
신선함이 느껴지는 돼지고기

불판 위로 숯불이 피어오르고, 드디어 고기를 올릴 시간.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숯불 향이 더욱 짙어졌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에, 어릴 적 마당에서 온 가족이 함께 고기를 구워 먹던 추억이 떠올랐다. 숯불은 보기에도 좋은 품질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고기를 맛있게 익혀줄 것만 같았다.

고기가 익어가는 동안,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였다. 화려한 상차림은 아니었지만, 직접 만든 듯한 김치와 동치미, 쌈 채소 등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된장찌개는 멸치 육수 베이스로, 시골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맛, 이것이 바로 노포의 매력이 아닐까.

드디어 고기가 노릇노릇하게 익었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젓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첫 점은 소금만 살짝 찍어 맛을 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숯불 향의 조화! 정말이지, 최고의 맛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숯불구이였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고소한 풍미만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싱싱한 쌈 채소에 고기를 올리고, 김치와 마늘, 쌈장을 곁들여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이번에는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아삭한 채소의 식감, 매콤한 김치, 짭짤한 쌈장, 그리고 고소한 돼지고기가 어우러져,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을 이루었다. 쌈을 한 입 가득 넣고 우물거리는 동안, 행복감이 온몸을 감쌌다. 를 보면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고기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돼지고기
숯불 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돼지고기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멸치 육수로 맛을 낸 잔치국수가 생각났다. 이곳의 잔치국수는 특별한 고명 없이, 오직 멸치 육수와 양념장만으로 맛을 낸다.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맛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멸치 특유의 깊은 감칠맛이 느껴지는 육수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을 보면 소박하지만 정갈한 잔치국수의 모습이 담겨 있다.

멸치 육수로 맛을 낸 잔치국수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자랑하는 잔치국수

잔치국수를 한 젓가락 크게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부드러운 면발과 시원한 육수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고기를 먹고 난 후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맛이었다. 마치 오랫동안 묵혀둔 체증이 씻겨 내려가는 듯한 시원함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고기와 국수를 번갈아 가며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어, 고기 1인분을 추가로 주문했다. 숯불 향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과식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를 언제 또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지막 한 점까지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니,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 300g에 15,000원이라는 가격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정말 찾아보기 힘든 가격이다.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곳이 바로 ‘성남집’이다.

식당을 나서며, 문득 화장실이 떠올랐다. 솔직히 말하면, 화장실은 그다지 쾌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점마저도, 이 노포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겹고 푸근한 느낌, 이것이 바로 ‘성남집’의 매력이다.

돌아오는 길, 대청댐을 한 바퀴 드라이브하며, 오늘 맛본 숯불구이의 여운을 곱씹었다. 입안 가득 퍼졌던 숯불 향, 멸치 육수의 깊은 감칠맛,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청주 지역 맛집 경험이었다.

다음에 또 청남대에 가게 된다면, 주저 없이 ‘성남집’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부디 고기가 떨어지지 않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성남집 메뉴
착한 가격의 메뉴

참고로, 이곳은 인기가 많아 주말에는 대기 시간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고기가 일찍 떨어지는 날도 있으니, 저녁 시간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미리 전화해 보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300g에 12,000원이었지만, 현재는 15,0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되었다고 하니, 이 점 참고하시길 바란다. 을 보면 메뉴판을 확인할 수 있다.

을 보면 테이블 세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숯불을 피울 수 있는 화로와 고기, 쌈 채소, 김치, 마늘 등이 정갈하게 놓여 있다. 에서는 큼지막하게 썰린 돼지고기의 모습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다. 는 숯불의 화력을, 은 식당 내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은 리필 코너의 신선한 쌈 채소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는 메뉴판을 확대한 사진이다.

숯불 화로
화력이 좋은 숯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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