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신평동 24시간 불 밝히는, 돌솥밥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추억의 맛집

어릴 적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뜨끈한 국밥 한 그릇.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 있다 해서 구미 신평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평 로터리 근처, 투썸 건물 뒤편 골목길에 자리 잡은 삼복식당이 바로 그곳이다. 간판에 큼지막하게 적힌 ’24시’라는 글자가 왠지 모르게 든든하게 느껴진다. 새벽 늦은 시간에도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가게 앞에 서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 정겹다. 커다란 글씨로 쓰인 메뉴와 가격이 한눈에 들어온다. ‘돌솥밥’이라는 단어가 유독 눈에 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던 그 돌솥밥 맛일까?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삼복식당 외부 전경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삼복식당의 외부 모습

“어서 오이소!”

정감 있는 사투리 섞인 인사가 귓가에 꽂힌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으니, 푸근한 인상의 사장님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신다. 메뉴는 돼지국밥, 순대국밥 등 국밥 종류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가성비 좋다는 돼지국밥을 주문했다. 가격은 단돈 8,000원!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이라니, 정말 혜자스럽다.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에 놓이기 시작했다. 뽀얀 김이 피어오르는 뚝배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갓 지은 돌솥밥, 그리고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 한상 가득 차려진 모습에 절로 군침이 돌았다.

돌솥밥과 국밥, 푸짐한 밑반찬
돌솥밥, 국밥, 밑반찬까지 푸짐한 한 상 차림

반찬은 겉절이, 깍두기, 부추, 마늘, 양파, 다진 양념, 새우젓 등 푸짐하게 나온다. 특히 겉절이는 갓 버무려져 나와 신선하고 아삭했다. 돼지국밥과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사진으로 다시 보니 그때 먹었던 신선한 겉절이의 향긋함이 코 끝에 맴도는 듯하다.

돌솥밥 뚜껑을 여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윤기 흐르는 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밥알 한 톨 한 톨이 살아있는 듯 탱글탱글해 보였다. 밥맛이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며 서둘러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었다. 갓 지은 밥이라 그런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역시 밥은 솥밥으로 먹어야 제맛이지!

돼지국밥과 밑반찬
다양한 밑반찬과 함께 즐기는 돼지국밥

돼지국밥은 뽀얀 국물에 부추와 다진 파가 듬뿍 올려져 나왔다. 국물부터 한 숟갈 떠서 맛을 보니,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깔끔하고 담백했다. 다만 간이 거의 되어 있지 않아서, 테이블 위에 놓인 새우젓과 다진 양념으로 내 입맛에 맞게 간을 맞춰 먹어야 한다. 나는 다진 양념을 듬뿍 넣어 얼큰하게 먹는 것을 좋아한다. 다진 마늘을 넣어 먹으니, 특유의 향긋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국밥 안에 들어있는 돼지고기도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다. 퍽퍽하지 않고 촉촉해서 먹기 좋았다. 돼지국밥 한 숟갈에 겉절이를 곁들여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뽀얀 국물의 돼지국밥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인 돼지국밥

나는 국밥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을 좋아한다. 돌솥밥의 밥을 국밥에 넣고 슥슥 비벼서 한 입 가득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뜨끈한 국물과 밥알이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그 맛은 정말 최고였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였다.

국밥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돌솥에 남은 누룽지가 눈에 들어왔다. 따뜻한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먹으니, 구수하고 깔끔했다. 뜨끈한 숭늉을 마시니 속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숭늉 맛과 똑같았다. 그때 그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돌솥밥과 돼지국밥
돌솥밥에 국밥을 말아먹으면 든든한 한 끼 식사 완성

밥을 다 먹고 나니, 후식으로 식혜를 내어주셨다. 살얼음 동동 뜬 시원한 식혜를 마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듯했다.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생강 향이 나는 식혜는 정말 별미였다.

삼복식당은 24시간 영업이라 언제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벽에 출출할 때,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생각날 때, 언제든 달려가서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게가 신평시장 안에 위치하고 있어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주변 갓길에 주차해야 하는데, 주차 공간이 협소해서 주차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돌솥밥은 짓는 데 시간이 15분 정도 소요된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미리 전화하고 방문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다양한 밑반찬
돼지국밥과 곁들여 먹기 좋은 다양한 밑반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복식당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은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구미 신평동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서 뜨끈한 돌솥밥에 돼지국밥 한 그릇 맛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 그리고 혹시 모듬국밥을 시키실 분들은 참고하시라. 어떤 분은 모듬국밥에 들어가는 내장에서 냄새가 났다고도 하니, 살코기만 달라고 미리 말씀하시는 것이 좋겠다.

옛날 생각나는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곳, 구미 신평동 삼복식당. 오늘 저녁, 뜨끈한 국밥 한 그릇 어떠세요?

푸짐한 밑반찬 구성
인심 좋은 사장님의 푸짐한 밑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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