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에 불고기 먹으러 간다니께, 다들 한 마디씩 거들더라고. “거, 삐까뻔쩍한 가게들 말고, 진짜배기 현지인 맛집으로 가야 혀!” 그 말 듣고 얼마나 검색을 했던지, 눈이 뱅글뱅글. 그러다 딱 꽂힌 곳이 바로 ‘장원회관’이었어. 70년 전통이라니, 그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맛일 것 같아서 설레는 맘으로 광양으로 향했지.
광양읍에 도착해서 꼬불꼬불 시장 골목을 헤매다 보니, 저 멀리 붉은 벽돌 건물이 눈에 띄더라고. “장원회관” 간판이 떡하니 붙어있는 게, 아,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었지. 겉에서 보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평범한 식당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정겨운 느낌이 들었어.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사람들로 북적북적.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봐. 테이블마다 숯불이 활활 타오르고, 맛있는 고기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어찌나 군침이 돌던지.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어. 광양불고기가 주 메뉴인 듯했는데, 한우도 있고 호주산도 있더라고. 가격을 보니, 국내산은 180g에 25,000원, 호주산은 19,000원이었어.

“에라 모르겠다, 둘 다 시켜서 맛 비교나 해보자!” 호주산 불고기 하나, 국내산 불고기 하나, 이렇게 두 개를 주문했지. 잠시 기다리니, 숯불이 먼저 들어오고, 뒤이어 밑반찬들이 쫙 깔리는데, 이야, 이것이 전라도 인심인가 싶더라니까.
반찬 하나하나가 얼마나 정갈한지.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어. 특히 내 입맛을 사로잡았던 건, 바로 매실 장아찌였어.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에 맴도는데, 느끼함을 싹 잡아주더라고. 그리고 또 하나, 어린 마늘 김치! 톡 쏘는 알싸한 맛이, 불고기랑 환상궁합이었어. 밑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울 수 있겠더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불고기가 나왔어. 얇게 저민 고기에 양념이 살짝 배어있는 모습이, 딱 봐도 맛있어 보이더라고. 불판 위에 고기를 한 점 한 점 올려놓으니, 치익- 소리와 함께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어.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드는 게, 정말 예술이었지.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집어서 입에 넣으니, 아이고,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더라니까. 양념이 과하지 않아서, 고기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어. 호주산은 부드러운 식감이 좋았고, 국내산은 고소한 풍미가 더 깊었어. 둘 다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산에 한 표 던지고 싶어.
상추에 파김치랑 마늘 얹어서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이야, 이 맛은 진짜 잊을 수가 없겠어. 쌈을 어찌나 많이 싸 먹었던지, 나중에는 상추가 모자라서 더 달라고 부탁드렸지. 인심 좋으신 아주머니께서, “아이고, 많이 묵어!” 하시면서 푸짐하게 가져다주시더라고.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옆 테이블에서 김칫국 냄새가 솔솔 풍겨오는 거야. 냄새에 홀린 듯, 김칫국 (2,000원) 하나를 주문했지. 뚝배기에 담겨 나온 김칫국은, 보기만 해도 속이 확 풀리는 듯했어. 국물 한 숟갈 떠먹으니, 이야, 시원하고 칼칼한 게, 진짜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

알고 보니, 이 집 김칫국이 아주 유명하대. 숯불 위에 올려서 끓여 먹으니, 국물이 점점 진해지면서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게, 정말 최고였어. 어떤 사람은 냉면 대신 김칫국을 먹으러 온다지 뭐야. 나도 다음에는 김칫국에 밥 말아서 한 그릇 뚝딱 해치워야겠다 생각했어.
배는 불렀지만, 왠지 아쉬운 마음에 누룽지(2,000원)도 하나 시켜봤어. 뜨끈한 누룽지에 김치 얹어서 먹으니, 이야,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니, 정말 든든하더라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는데, 사장님 사진이 떡 걸려있는 거야. 왠지 낯이 익다 했더니, 불판 갈아주시던 분이 사장님이셨어. “아이고, 맛있게 드셨능가?” 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는데, 정말 푸근한 인상이셨어.
장원회관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식당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맛과 정은 정말 특별했어. 70년 전통의 깊은 맛은 물론이고, 인심 좋으신 사장님과 직원분들 덕분에, 정말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지.
광양불고기 먹으러 광양에 왔지만, 장원회관에서 맛본 건, 단순한 불고기 맛이 아니었어. 고향의 따뜻한 정, 그리고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었지. 다음에 광양에 또 오게 된다면, 주저 없이 장원회관으로 향할 거야. 그때는 김칫국에 밥 말아서 꼭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주차는 쪼끔 불편할 수 있어. 시장 안에 있어서 그런지,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더라고.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 근처에 광양역사문화관이 있는데, 거기에 주차하고 슬슬 걸어오면 돼. 밥도 먹고, 역사관 구경도 하고, 일석이조 아니겠어?
혹시 여수나 순천 여행 가는 길에 광양에 들르게 된다면, 꼭 한번 장원회관에 들러봐. 후회는 절대 안 할 거야. 따뜻한 밥 한 끼에, 고향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아참, 막걸리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리 슈퍼에서 사가지고 가도 된다니 참고하고!
장원회관에서 맛있는 불고기 먹고, 힘내서 또 열심히 살아야지. 역시 밥심이 최고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