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뷰와 무제한 와인이 있는 부산 맛집, 빕스에서 펼쳐지는 미식 실험

오랜만에, 아니 거의 처음으로 빕스라는 곳에 발을 들였다. 어릴 적 이름만 들어봤던 패밀리 레스토랑의 대명사. 왠지 모르게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붙어있으니, 과학자의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험에 앞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방문자들의 리뷰를 꼼꼼히 분석한 결과, 이곳은 단순히 스테이크를 썰고 샐러드바를 즐기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음식과 술의 조합을 탐구할 수 있는 일종의 ‘미식 실험실’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특히,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와인과 맥주는 각 음식의 풍미를 극대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주상복합 아파트 상가 지하에 주차를 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토요일 1시, 예상대로 웨이팅이 있었지만, 25분 만에 입장할 수 있었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왔다. 바다 뷰는 확실히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엔도르핀 수치가 상승하는 기분. 뇌는 이미 최적의 미식 경험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테이블 위에 놓인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와인 등의 음식 사진
실험을 위한 완벽한 준비. 각 음식과 와인의 조합을 분석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실험에 앞서, 샐러드바를 스캔했다. 뷔페의 기본적인 가격은 꽤 나가는 편이지만, 현대카드 M포인트 할인을 최대한 활용했다. 샐러드바는 다양한 음식이 있었지만, 평일 런치에는 회전율이 떨어져 굳거나 식어있는 음식도 있다는 리뷰를 참고하여, 주말 디너를 선택한 것이 주효했다. 샐러드바의 음식들은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몇 가지 눈에 띄는 메뉴가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홍게찜이었다. 붉은 색소인 아스타잔틴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다만, 몇몇 리뷰에서 홍게의 살이 없고 덜 익었다는 의견이 있어 주의가 필요했다. 실제로 홍게 다리를 집어 들었을 때, 무게감이 다소 가벼웠다. 껍질을 까보니, 역시나 기대했던 만큼의 살은 아니었다. 하지만, 은은한 단맛과 짭짤한 바다 향은 나쁘지 않았다. 키토산 함량도 높을 테니,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해산물 코너로 향했다. 빕스는 씨푸드 페스티벌 중이어서 새우 종류가 다양했다. 새우에 풍부한 타우린은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다. 찜, 구이, 튀김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준비된 새우들을 하나씩 맛보았다. 특히, 튀김 새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상적인 식감을 자랑했다. 튀김옷의 바삭함은 기름과 반죽의 완벽한 조화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샐러드바에서 발견한 의외의 수확은 달래 비빔밥이었다. 쌉쌀한 달래의 향긋함이 입안 가득 퍼지는 순간, 잃어버렸던 미각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달래에 함유된 알리신은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고추장의 캡사이신은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열치열, 빕스에서 뜻밖의 한식을 만날 줄이야.

와인 코너로 이동했다. 레드 와인 2종과 화이트 와인 2종이 준비되어 있었다. 를 보면, 와인들이 얼음이 담긴 통에 시원하게 칠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와인 냉장고가 아닌 얼음통에 담아둔 이유는, 급속 냉각을 통해 와인의 풍미를 보존하기 위함일 것이다. 나는 화이트 와인부터 시음해보기로 했다. 샤도네이 품종의 화이트 와인은 산뜻한 산미와 은은한 과일 향이 특징이었다. 해산물과의 궁합이 기대되는 맛이었다.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빕스의 스테이크는 굽기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미디엄 레어를 선택했다. 스테이크가 나오기 전, 돌판을 요청했다. 스테이크의 굽기를 마음대로 조절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스모크 우드 박스에 담긴 안심스테이크가 등장했다. 훈연 향이 코를 자극했다.

돌판 위에 올려진 안심 스테이크 사진
돌판 위에서 지글거리는 안심스테이크. 마이야르 반응이 시각, 후각, 미각을 자극한다.

스테이크를 한 입 크기로 썰어 돌판 위에 올렸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며 고기 표면에 갈색 크러스트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향미 물질이 생성되어 스테이크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든다. 잘 구워진 스테이크를 입에 넣으니,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훈연 향은 스테이크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스테이크의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감칠맛을 더하고, 지방은 고소한 풍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샤도네이 와인을 곁들이니, 와인의 산미가 스테이크의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실험 결과, 스테이크와 화이트 와인의 조합은 성공적이었다.

다음은 레드 와인 차례였다. 레드 와인은 바디감이 무겁고 탄닌 함량이 높은 편이었다. 스테이크와 함께 마시니, 레드 와인의 탄닌이 입안을 텁텁하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레드 와인은 육류와 잘 어울린다고 하지만, 빕스의 스테이크에는 화이트 와인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 차이일 수도 있다.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 코너로 향했다. 빕스의 디저트는 꽤 훌륭하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딸기 시즌에는 딸기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된다고 한다. 와 을 보면, 와플 위에 아이스크림과 딸기, 초콜릿 시럽 등을 얹은 화려한 디저트가 보인다. 나는 와플 대신 아이스크림을 선택했다. 녹차 아이스크림에 망고를 얹어 먹으니, 쌉쌀한 녹차와 달콤한 망고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아이스크림의 차가운 온도는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 다음 실험을 위한 준비를 마치는 듯했다.

와플 위에 아이스크림, 딸기, 초콜릿 시럽 등을 얹은 디저트 사진
달콤한 디저트는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마지막으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며 실험 결과를 정리했다. 빕스는 다양한 음식과 와인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스테이크와 화이트 와인의 조합은 기대 이상이었고, 달래 비빔밥은 의외의 수확이었다. 다만, 홍게의 품질은 다소 아쉬웠다. 다음 방문 때는 스테이크와 다양한 샐러드바 메뉴의 조합을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해볼 생각이다.

계산을 마치고 주차 정산을 하려는데, 주차 시간이 3시간을 초과하여 추가 요금을 내야 했다. 키즈카페에 들렀다 오는 바람에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다. 주차 시간은 다소 아쉬웠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빕스를 나서며, 나는 또 다른 가설을 세웠다. 빕스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미식 경험을 디자인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고객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음식을 조합하고, 새로운 맛을 창조할 수 있다. 빕스는 그러한 창조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인 것이다. 다음 방문 때는 어떤 새로운 조합을 발견하게 될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부산 맛집 탐험은 계속될 것이다.

테이블에 앉아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
다양한 음식과 와인의 조합은 끝없는 미식의 세계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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