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역 방범 활동을 통해 알게 된, 한때 여대장이셨다는 멋진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돈까스집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끌림에, 과학적 탐구 정신을 발휘하여 그 맛의 비밀을 파헤쳐 보기로 결심했다. 칠곡이라는 숨겨진 맛집에서 과연 어떤 미식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찾아간 곳은 칠곡군 왜관읍 중앙로에 위치한 로얄상가. 살짝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처음에는 ‘정말 이런 곳에 맛집이?’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맛을 연구하는 과학자에게 선입견은 금물! 주차는 아파트 단지 내에 슬쩍 눈치껏 하고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미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역시, 숨겨진 맛집은 어떻게든 입소문을 타는 법인가 보다. 메뉴는 단일 메뉴, 바로 수제 등심 돈까스다.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곧바로 주문에 들어갔다. “수제 등심 돈까스 곱빼기로 부탁드립니다!”
잠시 후,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오늘의 주인공, 수제 등심 돈까스! 첫인상부터 강렬했다. 큼지막한 돈까스 두 덩이가 소스에 흠뻑 젖어 있었고, 그 옆에는 보기만 해도 신선해 보이는 양배추 샐러드, 해쉬브라운, 그리고 밥이 함께 놓여 있었다. 마치 잘 설계된 실험 세트 같은 완벽한 구성이다.

돈까스를 한 입 크기로 잘라 단면을 관찰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상적인 튀김옷의 질감이 눈으로도 느껴진다. 튀김옷은 황금빛 갈색을 띠고 있었는데, 이는 160~180도 사이의 온도에서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의 결과로 보인다. 아미노산과 환원당이 고온에서 반응하여 만들어지는 이 갈색 물질은, 단순한 색깔을 넘어 돈까스 특유의 풍미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제 맛을 볼 차례. 젓가락으로 돈까스 한 점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바삭!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고소한 튀김옷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뒤이어 부드러운 등심의 육즙이 터져 나오면서, 혀를 즐겁게 자극했다. 과연, 수제 돈까스라는 이름에 걸맞은 훌륭한 맛이다.
소스는 흔히 접하는 일본식 돈까스 소스와는 달랐다. 듬뿍 뿌려져 나오는 스타일은 마치 경양식 돈까스를 연상시키지만, 그 맛은 또 달랐다. 직접 만드신 듯한 이 소스는, 시판 소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풍미와 감칠맛을 가지고 있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역시나 직접 개발하신 특제 소스라고 한다.
찍먹, 부먹 논쟁은 과학자에게 무의미하다. 둘 다 맛있으면 그만! 돈까스 자체의 바삭함을 즐기고 싶다면 찍먹을, 소스의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끼고 싶다면 부먹을 선택하면 된다. 나는 둘 다 포기할 수 없어서, 번갈아 가며 찍먹과 부먹을 즐겼다.

돈까스와 함께 제공되는 샐러드도 놓칠 수 없는 조연이다. 특히, 양파 샐러드는 독특한 소스 덕분에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양파의 알싸한 맛과 소스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입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샐러드 소스의 비법을 알고 싶을 정도였다.

코울슬로와 해쉬브라운은 평범했지만, 돈까스와 함께 곁들여 먹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특히, 흑미가 섞인 밥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서, 돈까스와의 궁합이 좋았다.
솔직히, 돈까스를 먹다 보면 느끼함이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이 집 돈까스는 묘하게 느끼함이 덜했다. 아마도, 등심의 기름기를 적절히 제거하고, 소스와 샐러드가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사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알고 보니, 예전에 이 자리에서 돈까스집을 운영하시던 분의 기술을 전수받으셨다고 한다. 어쩐지, 예전부터 이 동네에 살던 사람들이 이 집 돈까스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찾아오는 이유가 있었다.
사장님은 친절하시고 인심도 좋으셨다.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따뜻한 마음이 돈까스 맛에도 녹아 있는 것이 아닐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게 위치가 약간 외진 곳에 있다는 것과, 주차가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불편함은 훌륭한 돈까스 맛으로 충분히 상쇄된다. 왜관에서 유명하다고 줄 서는 집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가끔, 돈까스를 덜 두드린 듯한 퍽퍽한 느낌이 드는 날도 있다고 하지만, 평균 이상의 맛은 보장한다. 무엇보다, 수제 돈까스라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다.
오늘의 실험 결과, 칠곡 포크수제돈까스는 숨겨진 칠곡 돈까스 맛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맛, 양,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나만 알고 싶은 돈까스집이지만, 과학의 발전과 지식의 공유를 위해, 기꺼이 그 맛의 비밀을 공개한다.
다음에는 곱빼기 말고, 오리지날로 한 판 더 시켜서 소스 맛을 음미해 봐야겠다. 사장님이 소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시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과학 연구에 대한 열정이 더욱 불타오른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을 찾아 탐험을 떠나볼까? 미식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