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날씨 한번 쨍하네! 간만에 콧바람 좀 쐬러 나섰더니, 발걸음이 절로 서울 근교 등산로입구로 향하더구먼. 산행 전에 든든하게 배를 채워야지 않겠어? 마침 눈에 띈 간판, 풀내음! 이름부터가 아주 정겹잖아. 촌에서 갓 올라온 촌 할머니 마냥, 푸근한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었지.

입구부터가 범상치 않아. 요즘 보기 드문 한옥집인데, 외할머니댁에 놀러 온 기분이랄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어린 시절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거야.
가게 안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아늑했어.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는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듯해서 더 정감이 갔지. 벽에는 옛날 사진들이 걸려 있고, 천장에는 짚으로 엮은 등갓이 달려 있는 게, 아주 분위기 있더라.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이었어.
자리에 앉으니,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어. 역시, 청국장 정식이 메인이더라구. 딴 것도 볼 필요 있나, 바로 청국장 정식 두 개를 시켰지. 감자전도 맛있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서, 그것도 하나 추가했어.
주문을 마치니,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숭늉을 내주시더라고. 구수한 숭늉 한 모금에, 뱃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어. 마치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국장 정식이 나왔어. 이야, 상다리가 휘어지겠네! 뽀얀 쌀밥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청국장, 그리고 각종 나물 반찬들이 쫙 깔리는데, 눈이 휘둥그레지더라.

청국장 냄새는 어찌나 구수한지, 콧속을 간지럽히는 게, 얼른 한 숟갈 뜨고 싶어 혼났어. 드디어 숟가락을 들고 청국장 한 입!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짜지도, 맵지도 않고, 딱 알맞은 간에, 부드러운 두부와 콩이 입안에서 살살 녹는 거야. 청국장 특유의 쿰쿰한 냄새는 전혀 없고, 오히려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어.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했어. 쌉쌀한 맛이 살아있는 나물 무침, 짭짤한 깻잎 장아찌, 아삭아삭한 물김치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더라. 특히, 직접 만드셨다는 두부는 어찌나 고소한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어.

밥 위에 청국장 듬뿍 올려서, 나물 반찬이랑 같이 먹으니,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야! 잃어버렸던 입맛도 돌아오는 것 같고,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어.
그때, 기다리던 감자전이 나왔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감자전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이더라.
보통 감자전은 감자를 갈아서 만들잖아? 근데 여기는 특이하게 감자를 채 썰어서 만들었더라고. 얇게 채 썬 감자를 기름에 지글지글 구워내니, 뢰스티처럼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었어. 간장에 콕 찍어 먹으니, 입에서 스르륵 녹아! 어찌나 맛있던지, 순식간에 해치웠지 뭐야.

밥을 다 먹고 나니, 따뜻한 누룽지탕을 가져다주시더라고. 뜨끈한 누룽지탕으로 속을 달래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어. 어릴 적 아픈 날이면,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누룽지탕 맛이랑 똑같더라.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

여기 ‘풀내음’은 음식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가 정말 최고야. 고즈넉한 한옥에서, 정갈한 음식을 맛보며,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지. 주인 아주머니 인심도 어찌나 좋으신지, 아이가 있다고 두부도 더 챙겨주시고,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계속 물어봐 주시더라고. 마치 친정 엄마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기분 좋게 등산을 시작했지.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니, 힘이 솟아나는 것 같더라. 풀내음에서 받은 좋은 기운 덕분에, 정상까지 거뜬하게 올라갈 수 있었어.
아, 그리고 중요한 정보 하나! 여기는 매일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한다고 하니, 늦지 않게 방문해야 해. 그리고 매주 화요일은 쉰다고 하니, 헛걸음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등산 전에 들러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거나, 등산 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와서 맛있는 밥 한 끼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아.

참, 여기는 주차하기도 편해. 차를 가지고 와도 걱정 없을 거야. 그리고 모든 음식을 국내산 재료로만 사용한다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가더라. 특히, 고춧가루까지 100% 국내산이라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 않아?
‘풀내음’, 정말 근래 보기 드문 맛집이야. 청국장, 감자전,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하고, 맛도 훌륭하고, 분위기도 좋고, 주인 아주머니 인심까지 후하니,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네. 재방문 의사 200%야! 다음에 또 등산하러 올 때, 꼭 다시 들러야겠어.
혹시 서울 근교 등산로입구에서 맛있는 맛집을 찾고 있다면, ‘풀내음’에 꼭 한번 들러봐. 후회하지 않을 거야. 장담하건데, 어머니가 해주시던 따뜻한 밥상을 맛볼 수 있을 거야. 자, 오늘 저녁은 구수한 청국장 한 그릇 어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