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콧바람 쐬러 정읍에 다녀왔어. 목적은 단 하나, 맛있는 거 먹고 힘내는 거였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뜨끈한 국물에 푹 익은 감자가 땡겨서 감자탕 맛집을 찾아 나섰다네. “정읍감자탕”이라고 간판이 떡 하니 붙어있는 집이 눈에 띄길래, 홀린 듯이 들어갔지 뭐야. 나중에 알고 보니, 영수증에는 “두리맛”이라고 찍히는 게, 간판만 바뀐 집인 것 같더라고. 뭐,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니겠어?
문 열고 들어서니, 넓찍한 홀에 테이블들이 쫙 놓여있는데, 벌써부터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더라고.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봐. 자리에 앉자마자 묵은지 감자탕 작은 놈으로 하나 시켰어. 혼자 먹기엔 좀 많으려나 싶었지만, 워낙 푸짐하다는 소문을 들었던 터라 욕심 좀 부려봤지.

주문하고 얼마 안 돼서, 밑반찬들이 쫙 깔리는데, 이야… 인심이 아주 그냥 넘쳐흐르더라고. 콩나물무침, 백김치, 깍두기, 겉절이, 이름 모를 나물까지. 하나하나 맛보니, 아주 깔끔하고 맛있어. 특히 갓 담근 듯한 겉절이는, 아삭아삭한 식감에 매콤달콤한 양념이 더해져서, 밥 한 숟갈 절로 생각나는 맛이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묵은지 감자탕이 나왔어. 냄비 가득 담긴 묵은지에, 큼지막한 등뼈가 여섯 덩이나 턱 하니 올라가 있는데, 그 양에 입이 떡 벌어지더라니까. 사진으로 봤을 때도 푸짐하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보니 훨씬 더 푸짐했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얼른 한 입 먹고 싶어 죽겠더라고.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봤는데, 이야… 진하고 깊은 맛이 아주 끝내줘. 돼지 잡내는 하나도 안 나고, 묵은지의 시원함과 칼칼함이 국물에 그대로 녹아 있어서, 먹으면 먹을수록 속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어.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감자탕 맛이랑 똑같아서, 괜히 코끝이 찡해지더라니까.
등뼈에 붙은 살도 어찌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뼈에서 숭덩숭덩 떨어져 나오더라고. 살코기 한 점 묵은지에 싸서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뭔지 제대로 알겠더라. 묵은지도 어찌나 맛있게 익었는지, 흐물흐물 몰캉몰캉한 게, 그냥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가는 거 있지.

먹다 보니, 냄비 바닥에 콩나물이 숨어있는 걸 발견했어. 푹 익혀서 먹어야 맛있다는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콩나물이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푹 끓여서 먹었지. 아삭아삭한 콩나물도 맛있지만, 이렇게 푹 익은 콩나물은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 달큰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감자탕 국물하고 아주 잘 어울렸어.

양이 워낙 많아서, 아무리 먹어도 줄어들지 않더라고. 그래도 맛있는 걸 어떡해.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해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 아저씨들이 “여기 감자탕은 진짜 호불호 없이 다 좋아할 맛”이라면서 엄지 척 치켜세우는 소리가 들리더라. 괜히 내가 다 뿌듯해지는 거 있지.
배는 불렀지만, 볶음밥을 안 먹을 수는 없잖아. 볶음밥은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길래, 조금 망설였지만, 에라 모르겠다 하고 2인분 시켰어. 남으면 포장해가면 되니까.

역시 볶음밥은 배신하지 않더라고. 감자탕 국물에 김치, 김가루, 참기름 넣고 볶아주는데, 이야… 냄새부터가 예술이야. 꼬들꼬들한 밥알에, 매콤한 김치, 고소한 김가루가 어우러져서, 정말 꿀맛이었어. 배부르다 배부르다 하면서도,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더라고. 결국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었지 뭐야.

계산하면서 사장님께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라”고 하시더라고. 인심 좋으신 사장님 덕분에, 기분까지 좋아졌어. 참, 여기 해물뼈찜도 맛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다음에는 해물뼈찜도 한번 먹어봐야겠어. 아이들을 위한 돈가스 메뉴도 있어서, 가족 외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아.
정읍에서 맛있는 감자탕집을 찾는다면, “두리맛감자탕(정읍감자탕)”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어. 푸짐한 양에, 깊은 맛,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곳이라 후회하지 않을 거야. 특히 묵은지 감자탕은 정말 강추!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이라니까.
참고로, 영업시간은 네이버에 나와있는 거랑 다를 수 있으니, 방문 전에 꼭 확인해보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으니, 그 점도 참고하고.

배불리 먹고 나오니,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이더라고.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정읍에 또 언제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두리맛감자탕”은 꼭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했어. 그때는 해물뼈찜에 도전해봐야지! 정읍 맛집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