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손잡고 읍내 장에 가면, 꼭 국수 한 그릇씩 먹고는 했지. 뜨끈한 멸치 육수에 후루룩 넘어가는 국수 면발,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오랜만에 일산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우연히 “일산국수”라는 간판을 보고 홀린 듯이 들어갔어. 간판에서 풍겨져 나오는 세월의 흔적이랄까, 왠지 모르게 정감이 느껴지더라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손님들이 꽤 있더라. 테이블 간 간격이 조금 좁긴 했지만, 다들 국수 한 그릇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어. 메뉴는 잔치국수, 비빔국수, 그리고 여름 한정으로 콩국수, 딱 세 가지! 메뉴가 단촐한 집이 진짜 맛집인 거, 다들 알잖아?
자리에 앉아 곰곰이 생각했지. 오늘은 왠지 뜨끈한 국물이 당겨서 잔치국수를 시킬까, 아니면 매콤달콤한 비빔국수로 입맛을 돋울까. 고민 끝에, 오랜만에 할머니의 손맛을 느껴보고 싶어 잔치국수를 주문했어. 곱빼기로 시킬까 하다가, 괜히 남길까 봐 보통으로 시켰는데, 나중에 보니 보통도 양이 엄청 많더라고. 인심 한번 후하시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잔치국수가 나왔어. 뽀얀 국물 위로 김 가루와 깨소금이 솔솔 뿌려져 있고, 얇게 썬 호박과 당근이 색감을 더하더라. 사진에서 보듯이, 큼지막한 어묵 한 조각이 떡 하니 올라가 있는 게, 어릴 적 먹던 딱 그 모습 그대로야.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 면을 풀어보니, 면발이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멸치 육수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아, 이 냄새 정말 못 참지. 국물 한 숟갈 떠서 맛을 보니, 진한 멸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어릴 적 추억이 스르륵 떠오르는 거야.
면발을 후루룩 먹어보니, 쫄깃한 면발과 시원한 국물이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어. 특히, 멸치 육수가 어찌나 진한지, 먹으면 먹을수록 속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이랄까. 옛날 엄마가 집에서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야.

같이 나온 열무김치도 정말 예술이었어. 적당히 익어서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고,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국수랑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솔직히 김치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어. 인심 좋게 김치를 넉넉하게 내어 주시는 것도 참 좋았어.

옆 테이블을 보니, 다들 비빔국수도 많이 드시더라고. 빨간 양념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어. 다음에는 꼭 비빔국수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지.

비빔국수는 쫄깃한 면발 위에 매콤달콤한 양념장을 듬뿍 올리고, 상추와 깨를 뿌려 내주시는데, 보기만 해도 입맛이 확 당기더라니까. 쓱쓱 비벼서 한 입 먹어보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 맛이 정말 기가 막혀. 면발도 어찌나 쫄깃한지, 씹는 맛이 살아있어. 특히, 듬뿍 들어간 상추 덕분에 아삭아삭한 식감까지 더해져, 정말 쉴 새 없이 젓가락이 움직이게 돼.
여름에는 콩국수도 한다는데, 직접 파주 장단콩으로 만든다고 하니, 그 맛이 얼마나 깊을까 상상만 해도 군침이 싹 도는 거 있지. 콩국수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한번 맛봐야 할 맛일 거야. 콩국물에 소금 간이 살짝 되어 나오는데, 슴슴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미리 이야기하면 간을 조절해 주신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

곱빼기를 시키지 않아도 양이 워낙 푸짐해서, 정말 배부르게 먹었어. 게다가 가격도 착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 요즘 물가가 워낙 비싸서 밥 한 끼 제대로 먹으려면 만 원은 훌쩍 넘는데, 여기는 7,000원이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야. (2024년 5월 기준 가격은 잔치국수, 비빔국수 7,000원, 콩국수 8,000원!) 곱빼기는 천 원만 추가하면 되니, 양 많은 사람들은 곱빼기로 시켜도 좋을 것 같아.

참, 여기 사장님 부부도 정말 친절하시더라.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시고, 부족한 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지.
아, 그리고 주차는 가게 옆에 3~4대 정도 댈 수 있는 공간이 있긴 한데, 점심시간이나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수도 있어. 근처에 경찰서가 있어서 길가에 주차해도 단속은 안 하는 것 같지만, 혹시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겠지?
솔직히 말해서, 테이블 간 간격이 좁고 주차가 조금 불편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잊게 할 만큼 맛있는 국수 맛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자주 방문할 것 같아.

일산에서 맛있는 국수집을 찾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일산국수”에 한번 들러봐.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야. 특히, 멸치 육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잔치국수를 맛보길 추천해. 진한 멸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경험을 하게 될 거야.
오늘도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다음에 또 맛있는 이야기 들고 올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