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녹원의 푸른 기운을 만끽하고 나니, 은근히 배가 고파왔다. 혼자 여행의 묘미는 역시 맛집 탐방이지. 오늘은 담양 떡갈비를 꼭 먹어보리라 다짐하며, 스마트폰을 켜 들었다. ‘담양 맛집’, ‘혼밥’, ‘떡갈비’ 등의 키워드를 넣고 검색을 시작했다. 여러 곳이 눈에 띄었지만, 후기들이 하나같이 정갈하고 고급스럽다고 칭찬하는 “남도예담”이라는 곳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죽녹원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라니, 망설일 필요도 없었다. 바로 내비게이션을 켜고 출발! 오늘도 혼밥, 문제없다!
평일 늦은 오후, 식당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외관부터 웅장한 한옥 스타일의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이, 제대로 찾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깔끔하고 넓은 내부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과 정갈하게 놓인 테이블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는지 두리번거렸는데, 다행히 카운터석은 아니었지만, 한쪽 벽면을 따라 나란히 놓인 테이블이 있어 혼자 온 나도 부담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혼자 왔다고 눈치 주는 사람 하나 없으니, 역시 혼밥하기 좋은 곳 맞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역시 떡갈비가 메인인 듯, 한우 떡갈비 정식과 한돈 떡갈비 정식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둘 다 맛보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고 있으니, 직원분께서 반반 떡갈비 정식을 추천해주셨다. 옳다구나! 13가지 찬과 대통밥까지 함께 나온다니, 혼자서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겠다 싶어 반반 떡갈비 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혹시 1인분만 주문도 가능할까요?”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흔쾌히 가능하다고 하셨다. 역시, 혼밥족을 배려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곳이다.
주문을 마치고,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천장에는 나무 소재를 활용한 독특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고, 통창으로는 햇살이 은은하게 들어와 따스한 분위기를 더했다.

넓은 홀에는 테이블들이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안쪽으로는 단체룸도 마련되어 있는 듯했다. 가족 외식이나 단체 모임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내 앞에 놓였다.
와, 정말 푸짐하다! 13가지 찬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형형색색의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는데,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감태 김밥, 표고버섯, 육회 등 특별한 메뉴들도 눈에 띄었고, 토마토 장아찌는 처음 보는 비주얼이라 신기했다. 샐러드 위에는 흑임자 드레싱이 뿌려져 있었고, 버섯과 채소를 곁들여 먹으니 입맛이 확 돌았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잡채는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맛 그대로였다.

특히 초딩 입맛인 내 입맛을 사로잡은 건 간장게장이었다. 비린 맛은 전혀 없고, 살도 적당히 들어있어 밥 도둑이 따로 없었다. 감태 김밥은 독특한 풍미가 느껴졌고, 토마토 장아찌는 아삭아삭한 식감이 재미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반찬들이라 더욱 만족스러웠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떡갈비가 등장했다. 뜨겁게 달궈진 접시 위에 한우 떡갈비와 한돈 떡갈비가 나란히 놓여 있었는데,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떡갈비 위에는 앙증맞은 새싹채소가 올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떡갈비의 향긋한 향이 코를 간지럽히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다.
먼저 한우 떡갈비부터 맛보았다.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역시 한우는 배신하지 않는다! 은은한 불향이 더해져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이 달거나 짜지 않고, 은은하게 퍼지는 감칠맛이 훌륭했다. 떡갈비는 토마토 장아찌와 함께 먹으니 더욱 특별했다. 아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떡갈비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했다.
이번에는 한돈 떡갈비를 맛볼 차례. 한우 떡갈비보다 조금 더 쫄깃한 식감이 느껴졌다. 돼지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한돈 떡갈비가 조금 더 내 취향에 맞았다.

떡갈비와 함께 나온 대통밥도 빼놓을 수 없었다. 대나무 통에 담겨 나온 밥은 은은한 대나무 향이 배어 있어 더욱 향긋했다. 갓 지은 밥이라 윤기가 좌르르 흘렀고,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했다. 쫀득쫀득한 식감도 일품이었다. 떡갈비를 밥 위에 올려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대통밥은 다 먹은 후에 가져갈 수 있다고 하니, 일석이조다.
정신없이 떡갈비와 반찬들을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빵빵해졌다. 13가지 찬은 물론, 떡갈비와 대통밥까지, 정말 푸짐한 한 상이었다. 특히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맛이 마음에 들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다. 부모님 모시고 오기에도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 옆에는 다양한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대통밥에 사용된 대나무 통은 물론, 떡갈비, 장아찌 등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대나무 통을 몇 개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짐이 많아지는 관계로 포기했다.
남도예담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고즈넉한 분위기,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담양에 혼자 여행 온다면, 남도예담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식당을 나서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고,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였다. 담양 여행, 혼자여도 괜찮아! 남도예담에서의 맛있는 식사 덕분에 더욱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