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로 떠나는 혼자만의 여행, 숙소 근처에 괜찮은 지역명 카페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혼자 여행할 때 가장 좋은 점은 오롯이 내 취향에 맞춰 일정을 짤 수 있다는 것.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을 즐기며 책을 읽는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었다. ‘높은댕이’라는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는데, 알고 보니 부여에서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시골길을 따라 조금 들어가니, 넓은 잔디밭과 고풍스러운 한옥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나만의 아지트, 높은댕이에 도착! 오늘도 혼밥 성공이다.
카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잘 가꿔진 정원과 웅장한 느티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470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보호수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마당에는 ‘높은댕이’라고 쓰인 조형물이 놓여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았다. 특히 가을에 오면 더욱 멋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릇한 잔디와 알록달록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카페 건물은 한옥의 멋스러움과 현대적인 감각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처마 밑에는 옛 농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마치 작은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외관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1층은 테이블석, 2층은 좌식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나는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는 2층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통창 너머로 보이는 초록빛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메뉴를 찬찬히 살펴보니, 커피, 차, 브런치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브런치 메뉴로는 오므라이스, 샌드위치 등이 있었는데, 혼자 먹기에도 부담 없는 1인분 메뉴들이라 마음에 들었다. 고민 끝에 버섯 소스 오므라이스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혼밥의 장점은 역시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마음껏 고를 수 있다는 것!

주문한 오므라이스가 나왔다. 부드러운 오므라이스 위에 버섯 향이 가득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샌드위치 세트에 함께 나오는 단호박죽이 맛있다는 평도 있어 살짝 고민했지만, 오늘은 왠지 오므라이스가 더 끌렸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먼저 마셨다.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커피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커피 맛은 쏘쏘라는 평도 있었지만, 나는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 특히 이렇게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그 어떤 고급 커피보다 맛있게 느껴졌다.
드디어 오므라이스를 맛볼 차례. 부드러운 계란 옷을 살짝 가르니, 촉촉한 볶음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버섯 소스를 듬뿍 찍어 한 입 먹으니, 입안에서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버섯 소스와 부드러운 오므라이스의 조화가 정말 훌륭했다. 특히 버섯의 풍미가 깊게 느껴져서 더욱 맛있었다. 혼자 먹는 밥이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며,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이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 내부를 একটু 더 둘러봤다. 2층에는 갤러리처럼 그림 작품들이 걸려 있어, 더욱 분위기 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있었다. 아마도 주인장이 미술에 관심이 많은 듯했다. 곳곳에 놓인 앤티크한 소품들도 눈길을 끌었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1층에는 화장실이 있었는데, 깨끗하고 청결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다만, 화장실이 약간 반투명 유리로 되어 있다는 후기가 있어 살짝 걱정했지만, 실제로 보니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카페 밖으로 나와 정원을 산책했다. 넓은 잔디밭에는 파라솔과 테이블이 놓여 있어,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차를 마시기에 좋아 보였다. 저녁에는 모닥불을 피워 마시멜로를 구워 먹을 수도 있다고 한다. 혼자 왔지만, 다음에는 꼭 친구들과 함께 와서 모닥불을 쬐며 담소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높은댕이는 시골 동네에 위치해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잠시 힐링하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잘 가꿔진 정원과 멋스러운 한옥 건물은, 눈과 마음을 동시에 즐겁게 해준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1인분 메뉴도 다양하고, 혼자 앉아 책을 읽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기에도 좋은 분위기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높은댕이를 나섰다. 부여 여행 중 우연히 발견한 보석 같은 공간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여유로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음에 부여를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 때는 대추차를 한번 마셔봐야겠다. 대추차 맛집이라는 평이 많았으니,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