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콩국수 맛집 탐방에 나섰다. 혼밥 레벨이 만렙을 향해 달려가는 요즘,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롯이 맛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게 낙이 되어버렸다.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홍성에 위치한 “월산콩국수”. 콩국수 하나만으로 동네는 물론, 멀리서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다는 숨겨진 맛집이라는데, 과연 혼밥러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넓직한 주차장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차를 몰고 온 손님들이 편하게 주차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외관은 소박하지만 정겨운 느낌. 커다란 간판에 큼지막하게 쓰인 “월산콩국수”라는 글자가 왠지 모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간판 옆에는 콩국수, 비빔국수, 칼국수 메뉴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콩국수 전문점답게 콩국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오히려 혼밥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도 혼밥 성공 예감!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콩국수 외에도 비빔국수, 칼국수, 팥죽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콩국수! 고민할 필요도 없이 콩국수를 주문했다. 메뉴판 한켠에는 “저희 콩국수는 이미 간이 되어 나오니 드셔보시고 소금을 넣으세요”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었다. 콩국수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지는 문구였다. 가격은 9천 원. 살짝 가격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콩국수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가격이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 안을 둘러보니, 연세가 지긋하신 어머님 두 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한 느낌이 들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콩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콩국수의 비주얼은 정말 압도적이었다. 뽀얀 콩 국물 위에 올려진 초록색 면발이 식욕을 자극했다. 면 위에는 오이와 깨가 고명으로 올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콩국수의 첫인상은 합격! 얼른 숟가락을 들어 국물부터 맛봤다. 와… 진짜 대박!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콩 국물이 정말 진하고 고소했다. 마치 콩을 그대로 갈아 넣은 듯한, 인위적인 단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지금까지 먹어본 콩국수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면발도 쫄깃쫄깃 탱탱해서 식감이 정말 좋았다. 콩 국물과 면발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면을 다 먹고 남은 콩 국물은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 마셨다. 정말이지 한 방울도 남기고 싶지 않은 맛이었다. 콩 국물을 마실 때마다 입가에 묻는 콩 가루마저도 고소하게 느껴졌다. 같이 나온 김치와 깍두기도 콩국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슴슴하면서도 시원한 김치는 콩국수의 고소한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해줬다. 솔직히 김치는 맛있다기보단 평범했는데, 콩국수 자체가 워낙 맛있어서 곁들여 먹으니 오히려 깔끔하게 입가심되는 느낌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혼자 온 손님들이 꽤 많았다. 다들 말없이 콩국수 맛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혼자 밥을 먹는다는 어색함 없이, 오롯이 음식 맛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고,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서 혼밥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1인분 주문도 가능하니, 혼밥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더니, 사장님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친절하게 물어봐 주셨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하니, 환하게 웃으시며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사장님의 친절함에 기분까지 좋아지는 경험이었다. 계산대 옆에는 직접 만든 콩물도 판매하고 있었다. 콩국수의 맛에 감동받은 나는 콩물도 한 병 구입했다. 집에 가서 시원하게 마셔야겠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렜다. 콩물은 500ml에 4천 원.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 콩물 포장 용기는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는데, 뽀얀 콩물의 색깔이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뚜껑을 꽉 닫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셔보니, 역시나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콩국수에 얼음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콩 국물이 시원하기는 했지만, 얼음이 몇 조각 들어있었다면 더욱 시원하게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콩국수에 기본적으로 간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싱겁게 드시는 분들은 조금 짜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간이 딱 맞아서 맛있게 먹었다. 싱겁게 드시는 분들은 주문할 때 미리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다. 또 다른 메뉴인 비빔국수는 가격이 12,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월산콩국수에서 콩국수를 먹고 난 후, 며칠 뒤에 팥칼국수가 먹고 싶어서 다시 방문했다. 팥칼국수는 겨울에만 판매하는 메뉴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여름에도 판매하고 있었다. 팥칼국수 역시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왔는데, 팥 국물의 색깔이 정말 진했다. 팥칼국수 위에는 김 가루가 뿌려져 있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팥칼국수 맛은 콩국수 못지않게 훌륭했다. 팥 국물이 걸쭉하고 달콤해서 정말 맛있었다.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식감이 좋았다. 팥칼국수를 먹으니 어릴 적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팥죽 맛이 생각났다.

월산콩국수는 혼밥족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홍성의 맛집이다.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 1인분 주문 가능,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곳은 흔치 않다. 앞으로 콩국수가 생각날 때마다 월산콩국수를 찾게 될 것 같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특히, 얼큰 칼국수와 손두부가 궁금하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