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은 늘 설렘과 약간의 긴장을 동반한다. 이번에는 서산 마애삼존불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백제의 미소를 찾아 떠나는 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마애삼존불 초입에 자리 잡은 ‘용현집’이라는 어죽집이 눈에 띄었다. 1981년부터 영업했다니, 그 역사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혼밥하기에도 괜찮을까? 망설임은 잠시, 용기 내어 문을 열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몇 개가 전부였지만, 바깥쪽으로는 나무 그늘 아래 넓찍한 야외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다. 평일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실내는 비교적 한산했다. 혼자 온 나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였다. 직원분은 친절하게 창가 쪽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메뉴판을 보니 어죽이 메인이고, 돈가스도 판매하고 있었다. 어죽은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는 안내에 살짝 망설였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었다. 어차피 혼밥은 늘 도전의 연속이니까!

“어죽 2인분 주세요!” 주문을 마치고 나니, 드디어 혼밥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창밖을 바라보니, 졸졸 흐르는 계곡물이 눈에 들어왔다. 용현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덕분에, 식당 바로 옆으로 맑은 계곡이 흐르고 있었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저녁 6시까지, 11월부터 3월까지는 평일은 오후 3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5시까지 영업한다고 하니,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라고 하니, 헛걸음하는 일은 없도록 미리 확인하는 센스!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어죽이 나왔다. 뚝배기 가득 담긴 어죽의 붉은빛이 식욕을 자극했다. 김치와 깍두기가 기본 반찬으로 함께 나왔다. 어죽은 미꾸라지를 갈아 넣고 고추장으로 양념한 국물에 국수와 밥을 함께 넣어 끓인 음식이라고 한다. 첫 숟갈을 뜨니,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어죽 안에는 소면과 밥이 함께 들어있었다. 면을 먼저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든든했다. 깍두기를 곁들여 먹으니, 매콤한 어죽의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었다. 혼자였지만, 음식에 집중하며 오롯이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사실, 어죽은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고 한다. 미꾸라지를 갈아 넣기 때문에 특유의 향이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현집의 어죽은 비린내 없이 깔끔한 맛이어서, 처음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고추장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평도 있었다. 내 입맛에는 괜찮았지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이라면 조금 맵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씩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주치기도 한다. 용현집 역시, 어죽이 2인분부터 주문 가능하다는 점이 혼자 온 나에게는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1인분 주문이 가능한 돈가스 메뉴가 있다는 점은 솔로 다이너에게 희소식! 아이들이 돈가스를 좋아한다는 후기처럼, 가족 단위 손님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다음에는 돈가스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바로 앞에 서산마애삼존불로 향하는 길이 보였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이제 백제의 미소를 만나러 가볼까? 용현집에서 맛있는 어죽으로 배를 채우고, 마애삼존불을 보며 마음의 양식까지 쌓을 수 있는 완벽한 코스였다. 혼자여도 괜찮아! 오늘도 혼밥 성공!

용현집은 어죽 외에도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김치전과 도토리묵도 인기 메뉴라고 하니, 여럿이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야외 테이블에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먹는 김치전과 도토리묵은 그야말로 꿀맛이라고.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금상첨화일 듯하다.
하지만, 용현집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다. 특히,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주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조금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오는 것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또한, 일부 후기에서는 직원들의 친절도가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친절하게 응대해 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용현집은 맛뿐만 아니라, 주변 경관도 훌륭한 곳이다. 식당 바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은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봄가을에는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개심사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을 걷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용현자연휴양림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용현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어죽을 먹고 난 후, 입구에 있는 서산마애상 표지석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맑고 깨끗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용현집에서의 혼밥을 마무리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서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용현집에서 어죽 한 그릇 먹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혼자라도 괜찮다. 용현집은 당신에게 맛있는 음식과 함께 따뜻한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최근에는 식당 외관에 켜진 따뜻한 전구 아래로 길게 늘어진 고드름 사진이 눈에 띈다. 겨울에 방문하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겨울에 방문해서 따뜻한 어죽 한 그릇 먹으며 겨울 풍경을 감상해야겠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때로는 외롭고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준다. 용현집에서의 혼밥은 나에게 맛있는 음식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다음에 또 서산에 방문하게 된다면, 용현집에 다시 들러 어죽 한 그릇 먹으며 추억을 되새겨야겠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