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다시 찾은 강진은 여전히 푸근한 고향의 품과 같았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익숙한 듯 낯선 풍경들이 스쳐 지나갔다. 목적지는 단 하나, 오래전 기억 속에 아련히 남아있는 그 맛을 다시 한번 느껴보기 위해 ‘남문곱창’으로 향했다.
어둑한 저녁, 멀리서부터 환하게 빛나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네온 불빛 아래 빛나는 ‘남문곱창’ 세 글자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듯한 반가움을 안겨주었다. 유리문에는 메뉴 사진과 함께 ‘소머리 곰탕, 점심 식사 됩니다’라는 문구가 정겹게 붙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로 북적였고, 활기찬 대화 소리가 정겹게 울려 퍼졌다. 넓은 매장은 편안하고 소박한 분위기였다. 벽 한쪽에는 메뉴판이 크게 붙어 있었다. 곱창전골, 곱창구이, 곰탕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전보다 전골 가격이 조금 오른 듯했지만, 맛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자리를 잡고 앉아 곱창전골을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김치, 깍두기, 콩나물무침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은 어머니의 손맛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잘 익은 깍두기는 곱창전골과의 환상적인 조합을 예감하게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곱창전골이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 양념 위로 푸짐하게 올려진 미나리와 깻잎, 그리고 하얀 곱창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테이블 위에서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전골은 매콤한 향기를 뿜어내며 나의 후각을 자극했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자, 사장님은 능숙한 솜씨로 곱창을 잘라주셨다. 곱창은 하얗고 깨끗한 모습이었고, 신선함이 느껴졌다.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었다.
드디어 곱창전골을 맛볼 차례. 국물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깊고 진한 국물은 매콤하면서도 시원했고,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는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돼지곱창 특유의 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미나리와 깻잎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냈다.
곱창은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특히, 곱창 안에 가득 찬 곱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며 황홀경을 선사했다.

뜨끈한 국물과 쫄깃한 곱창을 번갈아 먹으니, 추위도 잊은 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함께 간 친구는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젓가락을 놓지 못했다. 곱창전골은 정말이지 소주를 부르는 맛이었다.
어느덧 냄비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쉬워할 필요는 없었다. 볶음밥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남은 국물에 밥과 김가루, 참기름을 넣고 볶아 먹는 볶음밥은 곱창전골의 화룡점정이었다.

볶음밥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했고, 숟가락을 멈출 수 없는 중독적인 맛이었다.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니, 배가 터질 듯 불렀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섰다. 계산대 옆에는 커피 자판기가 놓여 있었다.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밤거리를 걸으며 소화를 시켰다.
돌아오는 길, 문득 소머리곰탕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예전에 어떤 이는 소머리곰탕에 새우젓을 넣으면 누린내가 강조된다며 소금을 넣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다음에는 소머리곰탕을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문곱창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잊고 지냈던 고향의 따뜻한 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더해져 완벽한 맛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강진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언젠가 다시 강진에 방문하게 된다면, 주저 없이 남문곱창을 찾을 것이다. 그때는 곱창구이와 막창도 함께 맛봐야지. 남문곱창은 내 기억 속에 영원히 강진 맛집으로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