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여행, 그 설렘의 시작은 언제나 미지의 맛을 탐험하려는 과학자의 호기심과 닮아있다. 이번 여정의 목적지는 정선 아리랑시장, 그중에서도 강원도의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회동집’이었다. 캐치테이블을 이용해 예약을 시도했지만, 역시나 쉽지 않았다. 맛집의 인기는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다. 특정 음식이 주는 행복감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고, 이는 뇌의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해 긍정적인 경험으로 이어진다. 결국, 맛있는 음식을 찾아 헤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셈이다.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 시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드디어 ‘회동집’ 간판을 발견했다. 낡은 나무 간판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입구에는 대기자 명단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지만, 다행히 최첨단 카카오 예약 시스템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기다리는 동안 시장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갓 튀겨낸 옥수수엿의 달콤한 향, 쌉싸름한 산나물의 향긋함, 그리고 흥겨운 아리랑 가락이 귓가를 맴돌았다. 이 모든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여행의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벽 한쪽에는 메뉴판이 붙어 있었다. 통메밀묵, 통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녹두빈대떡 등 강원도 토속 음식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메뉴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주인장의 친절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저희 집은 모듬전이 가장 인기 많아요. 여러 가지 전을 한 번에 맛볼 수 있거든요.”
고민 끝에 모듬전과 콧등치기 국수(비빔), 그리고 곤드레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콩나물무침, 김치, 깻잎장아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깻잎장아찌는 짜지 않고 은은한 향이 일품이었다. 깻잎의 독특한 향은 페릴케톤(perillaketone)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은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전이 나왔다. 녹두전, 배추전, 메밀전병, 수수부꾸미가 한 접시에 담겨 나왔는데, 시각적인 향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녹두전은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고소한 녹두의 풍미와 은은한 불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배추전은 슴슴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배추의 은은한 단맛은 글루코시놀레이트(glucosinolate)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은 항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메밀전병은 얇고 쫄깃한 메밀 반죽 안에 김치, 당면, 야채 등으로 만든 소가 가득 차 있었다. 매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소는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메밀의 루틴(rutin) 성분은 혈관을 강화하고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니, 맛있게 먹으면서 건강까지 챙기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수수부꾸미는 겉은 쫀득하고 속은 달콤한 팥 앙금으로 채워져 있었다. 팥 앙금의 단맛은 수크로오스(sucrose)와 프룩토오스(fructose) 때문인데, 이는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여 기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특히 이 집의 수수부꾸미는 팥 대신 녹두 앙금을 사용하여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콧등치기 국수가 나왔다. 콧등치기 국수는 메밀로 만든 면을 사용하여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면 면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빔 콧등치기 국수는 고추장의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했다. 매콤달콤한 양념과 쫄깃한 면발의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특히 참기름의 고소한 향은 올레산(oleic acid) 때문인데,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곤드레밥이 나왔다. 곤드레나물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여 영양가가 높다. 특히 곤드레 특유의 향긋한 향은 피넨(pinene)이라는 성분 때문인데, 이는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 안정에 도움을 준다. 곤드레밥에 양념장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곤드레 향이 정말 좋았다. 슴슴하면서도 담백한 맛은 위장 점막을 부드럽게 감싸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주인장이 “맛있게 드셨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친절한 미소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식당을 나서며 다시 한번 ‘회동집’ 간판을 바라봤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강원도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정선 시장에 가면 꼭 다시 들러야 할 맛집 리스트에 저장 완료.
‘회동집’에서의 식사는 과학적으로도 완벽한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은 뇌를 자극하여 행복감을 선사하고, 친절한 서비스는 긍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킨다. 정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회동집’에서 강원도의 맛과 정을 느껴보길 강력 추천한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은 완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