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현지인의 따뜻한 밥상, 정화식당에서 맛보는 추억의 맛집 기행

오랜만에 떠나온 강릉 나들이. 바다 구경도 좋지만, 역시 여행의 꽃은 든든한 밥심 아니겠어? 강릉 토박이들 사이에서 입소문 자자한 정화식당에 드디어 발걸음을 했구먼. 간판부터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이, 왠지 모르게 푸근한 기운이 느껴졌어.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갔는데도, 으마으마,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 역시 맛집맛집인가 봐. 가게 앞에 쪼르르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어릴 적 동네 잔칫날 기다리던 때가 떠오르는 거 있지. 숟가락에 번호표를 적어 주는 것도 정겹고 말이야. 번호표를 받아 들고 가게 앞에서 서성이는데, 배달 기사님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어. 역시 요즘은 배달 안 하는 식당이 없나 봐.

기다린 지 한 30분쯤 됐을까. 드디어 내 이름이 불렸어. “아이고, 어서 들어와요!” 활짝 웃으시는 아주머니 덕분에 기다림에 지친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어. 테이블에 앉으니, 마치 외갓집에 온 듯한 푸근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어. 테이블마다 깔린 하얀 비닐 식탁보하며, 정갈하게 놓인 스테인리스 그릇들이 옛날 향수를 불러일으키더라니까.

메뉴판을 보니 갈치조림, 오징어볶음, 제육볶음… 아, 죄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뿐이잖아! 고민 끝에, 이 집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갈치조림 2인분에 오징어볶음 1인분을 시켰어. 원래 2인분씩 시켜야 한다는데, 아주머니 인심 덕분에 맛이라도 보라며 1인분만 시켜볼 수 있었지. 인심도 좋으셔라.

정화식당 한상차림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도는 정화식당 한 상 차림!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부터 쫙 깔리기 시작하는데, 이야, 이거 완전 잔칫상 아니겠어? 멸치볶음, 어묵볶음, 김치, 콩나물무침… 하나하나 엄마 손맛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어. 특히 시원한 콩나물국은 칼칼한 갈치조림이랑 찰떡궁합이겠다 싶었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갈치조림이 나왔어. 냄비 가득 담긴 빨간 양념하며, 큼지막한 갈치 토막들이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하더라. 사진으로 봤을 땐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 갈치 크기가 장난이 아니었어. 아주머니 말씀이, 국내산은 아니지만 살이 엄청 실하다고 하시더라고. 국자로 갈치 한 토막을 들어보니, 이야, 정말 두툼한 갈치 살이 젓가락을 묵직하게 만들었어.

갈치 한 점을 조심스레 입에 넣으니, 으음~! 입 안 가득 퍼지는 매콤달콤한 양념 맛!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야! 갈치 살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거야. 양념이 쏙 배어든 무는 또 어떻고. 흐물흐물한 식감에 달큰한 맛까지 더해지니, 밥 한 숟갈 크게 떠서 무 한 조각 올려 먹으면, 캬, 세상 부러울 게 없지.

갈치조림
매콤달콤한 양념이 쏙 밴 갈치조림! 밥도둑이 따로 없다니까!

이번에는 오징어볶음을 맛볼 차례. 냄비 가득 담긴 빨간 오징어볶음 위에, 깨가 솔솔 뿌려져 있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젓가락으로 휘휘 저으니, 오징어뿐만 아니라 양파, 파, 고추 등 다양한 채소들도 듬뿍 들어 있었어.

오징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한 식감이 아주 그냥 끝내주는 거 있지. 매콤한 양념이 입 안 가득 퍼지면서, 은은한 불향까지 느껴지는 것이, 이야, 이거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네! 밥 위에 오징어볶음 듬뿍 올려서 슥슥 비벼 먹으니, 순식간에 밥 한 공기가 뚝딱 사라졌어.

오징어볶음
매콤한 양념과 쫄깃한 오징어의 환상적인 조화! 젓가락을 멈출 수 없는 맛!

정신없이 밥을 먹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오시더니 “혹시 밥 더 필요하면 말해요! 맘껏 퍼다 줄게!” 하시는 거야. 인심도 어찌나 좋으신지. 배가 불렀지만, 맛있는 갈치조림 양념에 밥 비벼 먹고 싶어서 밥 한 공기 더 추가했잖아.

다 먹고 나니, 이야, 배가 터질 것 같았어. 하지만 왠지 모르게 속이 편안하고 든든한 것이, 정말 집밥 먹은 기분이 들더라니까. 계산하고 나가려는데, 아주머니께서 “다음에 또 와요! 그때는 더 맛있게 해줄게!” 하시면서 활짝 웃으시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어.

정화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오니,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았어. 역시 밥심은 위대하다니까. 강릉에 다시 오게 된다면, 정화식당은 꼭 다시 들러야 할 강릉 맛집 리스트에 저장해 둬야겠어. 그때는 제육볶음도 꼭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징어볶음에 소주 한잔하면 아주 그냥 끝내줄 것 같아. 나는 운전 때문에 술은 못 마셨지만, 다음에는 꼭 차 두고 와서 오징어볶음에 소주 한잔 기울여야겠다 다짐했지.

참, 여기 주차는 조금 불편해. 가게 앞에 주차 공간이 있긴 한데, 워낙 좁아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거든. 근처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는 게 속 편할 거야. 그리고 밥 먹고 나서 만동제과 들러서 빵 사 가는 것도 잊지 마! 정화식당에서 걸어서 7분 정도밖에 안 걸리거든.

정화식당 외관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정화식당 외관.

아, 그리고! 내가 갔을 때는 오전 10시 40분쯤이라 대기가 없었는데, 11시부터는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라고. 기다리는 거 싫어하는 사람들은 점심시간 피해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화요일 오전 10시 40분에는 대기가 없었다는 거, 잊지 마!

정화식당, 여기는 정말 숨겨진 맛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 화려한 인테리어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푸근한 인심과 정겨운 맛은 그 어떤 비싼 음식점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니까. 강릉에 간다면, 꼭 한번 들러서 따뜻한 밥 한 끼 먹고 오길 바라!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맞다! 깜빡할 뻔했네. 혹시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여기 혼밥은 조금 힘들 수도 있어. 왜냐하면 대부분의 메뉴가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하거든. 하지만! 넉넉한 인심의 아주머니께 사정하면, 나처럼 1인분만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몰라. 용기를 내서 한번 부탁드려 봐!

강릉에서 맛있는 집밥이 그리울 땐, 주저 말고 정화식당으로 달려가세요! 후회는 절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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