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숨은 로컬 맛집, 9남매두부집에서 만난 초당의 깊은 맛 (혼밥 성공!)

강릉,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여행지. 푸른 바다와 싱싱한 해산물도 좋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는 역시 든든한 한 끼가 최고다. 강릉에서도 특히 유명한 초당두부! 순두부 전문점들이 즐비한 그곳에서,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9남매두부집을 찾아 나섰다. 혼자 여행하는 나에게, 이곳은 어떤 맛과 경험을 선사해줄까? 기대감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초당두부마을은 워낙 유명해서, 어느 집을 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블로그 리뷰만 보고 덜컥 들어갔다가 후회한 적도 많았고.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진짜 맛집이라는 정보를 입수! 9남매두부집은 초당순두부마을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번화한 관광지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이랄까. 겉모습만 보고는 ‘이런 곳에 맛집이 숨어있다고?’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웨이팅 줄이 늘어서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혼자 온 나는 잠시 망설였다. ‘혼자 기다리는 거, 너무 심심한데…’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포기할 수 없었다. 번호표는 따로 없고, 그냥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다행히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드디어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혼자 오셨어요?”
“네, 혼자 여행 왔어요.”
“어디 앉으실래요? 좌식 테이블 아니면 의자 테이블인데.”

혼자 온 나를, 주인 아주머니는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지만, 가끔은 이런 따뜻한 배려가 감사할 때가 있다. 좌식 테이블은 조금 부담스러워서, 의자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혼자 밥 먹는 데 전혀 불편함은 없었다. 오히려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혼자라는 어색함을 덜어주는 느낌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순두부전골, 두부전골, 순두부백반, 청국장 등 다양한 두부 요리가 있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다른 테이블에서 다들 순두부전골을 시키는 것을 보고 나도 순두부전골 2인분을 주문했다. 혼자 왔는데 2인분이라니…😅 하지만 맛있는 건 포기할 수 없잖아! 게다가 모두부 반모도 추가했다. 이 정도는 먹어줘야 제대로 힐링하는 거지. 메뉴판 한켠에는 1인 손님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순두부백반 1인분 주문 가능’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혼밥족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느껴져서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검은색 사각 접시에 담긴 9가지 반찬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콩나물무침, 멸치볶음, 김치, 깍두기, 묵, 나물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묵은지 볶음과 깍두기는 정말 밥도둑이었다. 반찬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진, 에서 보이는 것처럼, 반찬 하나하나가 정갈하고 깔끔하게 담겨 나와서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다양한 밑반찬이 담긴 검은색 사각 접시들
정갈하게 담겨 나온 9가지 밑반찬. 하나하나 맛깔스러워 보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두부전골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붉은 국물 위로 송송 썰린 미나리가 얹어져 있었는데, 이게 또 향긋한 풍미를 더해줬다. 순두부전골은 이미 다 끓여져서 나오기 때문에,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뜨거운 김이 테이블 위로 피어오르면서,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젓가락으로 순두부를 살짝 떠서 맛을 봤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움!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순두부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너무 맵지 않아서, 맵찔이인 나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인위적인 불맛이나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는, 깔끔하고 깊은 맛이었다. 특히 순두부전골에 들어간 미나리는 정말 신의 한 수였다. 향긋한 미나리 향이 순두부의 고소함을 더욱 살려주는 느낌이었다.

미나리가 듬뿍 들어간 순두부전골
향긋한 미나리가 듬뿍 들어간 순두부전골. 국물 맛이 끝내준다.

순두부전골을 먹는 중간에, 모두부 반모가 나왔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두부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큼지막하게 썰어진 두부를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 역시 두부 전문점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은 살짝 단단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완벽한 식감이었다. 묵은지 볶음과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정말 꿀맛이었다.

밥 한 숟가락 크게 떠서, 순두부전골 국물에 슥슥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스며들어, 입안에서 감칠맛이 폭발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였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즐기는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먹다 보니, 순두부전골 양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2인분이라더니, 정말 푸짐했다. 하지만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숟가락을 놓지 않았다. 결국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순두부전골도 거의 다 먹어치웠다. 정말 ‘싹싹’ 비웠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일어섰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반찬 더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셨다. 이미 배가 너무 불렀지만, 친절한 마음에 감사해서 깍두기를 조금만 더 달라고 부탁드렸다. 역시 인심 좋은 강원도! 깍두기를 산처럼 쌓아주셨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입구에 콩비지 나눔 통이 놓여 있었다.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도록, 비닐봉투와 국자도 준비되어 있었다. 콩비지를 좋아하는 나는, 냉큼 비닐봉투에 콩비지를 담았다. 저녁에 콩비지찌개를 끓여 먹어야지!

가게 외관과 콩비지 나눔 통
가게 입구에 놓인 콩비지 나눔 통. 인심 좋은 사장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9남매두부집에서의 혼밥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고, 따뜻한 인심과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선사해주는 곳이 아닐까. 강릉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두부전골과 청국장에도 도전해봐야지!

총평:

* 혼밥 지수: ★★★★★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1인분 메뉴도 있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 맛: ★★★★★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깊은 맛. 특히 순두부전골과 모두부의 조합은 최고!)
* 가성비: ★★★★☆ (푸짐한 양과 맛을 고려하면, 가격도 매우 만족스럽다.)
* 분위기: ★★★★☆ (소박하고 정겨운 동네 맛집 분위기. 시끌벅적하지만, 오히려 혼자라는 어색함을 덜어준다.)
* 재방문 의사: 100% (강릉에 다시 방문하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

꿀팁:

*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주차 공간이 따로 없으니, 근처 골목에 주차해야 한다.
* 순두부전골에 미나리를 추가하면, 더욱 향긋하고 맛있다.
* 콩비지 나눔 통에서 콩비지를 챙겨와서, 집에서 콩비지찌개를 끓여 먹는 것도 좋다.
*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최고의 혼밥 장소가 될 것이다.

9남매두부집 간판
9남매두부집 간판. 소박한 외관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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