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천 문화마을, 알록달록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풍경이 마치 레고 마을 같아서 늘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드디어 시간을 내서 감천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외로움이 공존하는 법. 그래도 괜찮다. 맛있는 음식 한 그릇이면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으니까. 감천에 도착하자마자,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벽화 앞에서 사진도 찍고,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 엽서도 몇 장 샀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감천에는 워낙 다양한 음식점들이 많아서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됐다. 그러다 문득, 시원한 밀면이 먹고 싶어졌다. 부산 하면 밀면 아니겠어? 검색창에 ‘감천 밀면’을 쳐보니, 한 가게가 눈에 띄었다. “사계절 밀면전문점”. 이름부터가 왠지 내공이 느껴졌다. 게다가 혼밥하기에도 괜찮아 보이는 분위기였다. 그래, 오늘 점심은 너로 정했다!
가게로 향하는 길, 좁은 골목길을 따라 조금 걸어야 했다. 감천은 워낙 언덕이 많은 동네라,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랄까? 드디어, 저 멀리 “밀면”이라고 쓰인 간판이 보였다. 드디어 찾았다!

가게 앞에는 파란색 어닝이 쳐져 있었고, 유리문에는 커다랗게 “밀면”이라고 쓰여 있었다. 낡은 듯하지만 정겨운 느낌의 외관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몇 개 없었지만, 혼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평일 점심시간을 살짝 넘긴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다. 물밀면, 비빔밀면, 돈까스. 메뉴는 단 세 가지였다. 역시 맛집은 메뉴가 단출하다는 법칙은 불변인 걸까? 잠시 고민하다가, 비빔밀면을 주문했다. 왠지 매콤한 양념이 땡겼다. 그리고 겨울 한정 메뉴라는 수제 돈까스도 놓칠 수 없었다. 혼자 왔지만, 두 가지 메뉴 모두 포기할 수 없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육수를 내어주셨다. 멸치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육수는, 차가운 밀면을 먹기 전에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역할을 했다. 후루룩, 육수를 들이키니 온몸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듯한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가게는 조금 좁은 편이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좁지 않아서 옆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혼밥족에게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게다가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더욱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혼자 왔다고 눈치 주는 곳도 많은데, 여기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빔밀면이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비빔밀면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었다. 빨간 양념장 위에는 채 썬 오이와 무, 그리고 특이하게 닭고기 고명이 올려져 있었다. 삶은 계란 반쪽과 깨소금도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어 양념과 골고루 섞은 후, 드디어 첫 입을 맛봤다. 쫄깃한 면발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이 맛이야! 살짝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은,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닭고기 고명은 쫄깃한 식감을 더해주었고, 오이와 무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았다. 면을 먹다가, 시원한 육수를 한 모금 들이키니 매운맛이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프로 혼밥러답게, 순식간에 비빔밀면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양념이 너무 맛있어서, 남은 양념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곱빼기를 시킬 걸 그랬다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 다음에는 꼭 곱빼기로 먹어야지!
곧이어, 겨울 한정 메뉴인 수제 돈까스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에는 돈까스 두 덩이와 밥, 샐러드, 단무지가 함께 담겨 나왔다. 돈까스 위에는 갈색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깨가 솔솔 뿌려져 있어서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칼로 돈까스를 썰어 한 입 먹어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얇게 펴진 돼지고기는 부드러웠고,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짭짤했다. 왠지 어릴 적에 먹던 경양식 돈까스 맛이 떠오르는 맛이었다. 돈까스와 밥, 샐러드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샐러드에 뿌려진 드레싱이 상큼해서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돈까스 역시 순식간에 해치웠다. 혼자서 밀면과 돈까스를 모두 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역시, 혼밥의 매력은 맛있는 음식을 오롯이 혼자 즐길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게다가 혼자 조용히 음식을 음미하면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네, 정말 맛있었어요! 특히 비빔밀면 양념이 최고예요!”라고 대답하니, 사장님께서 환하게 웃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인사를 뒤로하고 가게를 나섰다.
가게를 나와 다시 감천 문화마을 골목길을 걸었다. 아까보다 햇볕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니,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았다. 감천의 알록달록한 풍경과 맛있는 밀면,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오늘 혼밥도 성공적이었다.

다음에 감천에 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사계절 밀면전문점”에 들러야겠다. 그때는 물밀면도 먹어보고, 만두도 한번 시켜봐야지. 그리고 돈까스는 당연히 또 먹어야 한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감천 “사계절 밀면전문점”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혼밥족이라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밀면이 있으니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오늘 하루를 되돌아봤다. 감천 문화마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밀면, 그리고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 덕분에,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역시, 여행은 언제나 옳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은, 삶의 큰 행복 중 하나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렌다.
혼밥 TIP:
* 가게가 좁지만,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 사장님과 직원분들이 친절해서 혼자 가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 밀면 곱빼기를 시키면 양이 푸짐하다.
* 겨울에는 수제 돈까스를 꼭 먹어봐야 한다.
* 주차장은 따로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 온육수는 셀프로 가져다 마실 수 있다.
* 물비빔면도 인기 메뉴라고 하니, 다음에 도전해봐야겠다.
* 포장도 가능하니, 숙소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도 있다.
* 감천 주민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숨은 감천 맛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