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내리는 옥천, 찐한 국물에 스미는 추억 한 그릇 [청산면 맛집 기행]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잊고 지냈던 고향의 맛이 문득 그리워졌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깊고 진한 어탕의 향수가 코끝을 스치는 듯했다. 충북 옥천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빗물에 젖어 더욱 운치 있었다.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목적지인 ‘찐한식당’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청산면, 그 이름처럼 푸르름이 가득한 작은 동네 어귀에 자리 잡은 찐한식당. 낡은 간판에는 ‘생선국수’라는 네 글자가 정겹게 쓰여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듯한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식당 앞에는 넓은 공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청산 찐한식당 외부 전경
정겨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찐한식당의 외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테이블 위에는 손님들이 남기고 간 따뜻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벽 한쪽에는 방송 출연 사진과 싸인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백종원의 3대 천왕, 맛있는 녀석들 등 유명 프로그램에 소개된 맛집답게, 식당 안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북적였다. 십여 개의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활기찬 대화 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어탕국수와 도리뱅뱅이, 생선튀김 단 세 가지 메뉴만이 준비되어 있었다. 메뉴가 단출하다는 것은, 그만큼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민할 것도 없이 어탕국수와 도리뱅뱅이를 주문했다.

주문 후, 따뜻한 숭늉이 담긴 주전자가 나왔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숭늉 한 잔은 얼었던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숭늉의 은은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맛보았던 그 맛과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도리뱅뱅이가 먼저 나왔다. 접시 가득 담긴 도리뱅뱅이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매콤달콤한 양념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깻잎과 고추가 함께 어우러져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맛을 보니, 바삭하게 튀겨진 빙어의 고소함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욱 깊어지는 것이, 정말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도리뱅뱅이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도리뱅뱅이

도리뱅뱅이를 몇 점 먹고 있자니, 드디어 어탕국수가 나왔다. 뽀얀 김을 뿜어내는 어탕국수는 보기만 해도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었다. 된장 베이스의 국물은 깊고 진한 향을 풍겼고, 그 안에는 쫄깃한 면발과 잘게 찢어진 생선 살이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 한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으니, 진하고 깊은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된장의 구수함과 생선의 시원함이 어우러진 국물은 정말 일품이었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한지, 후루룩 소리를 내며 끊임없이 입속으로 들어갔다. 어탕 특유의 흙내를 잡아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

어탕국수 안에는 생선 살 뿐만 아니라, 애호박, 쑥갓 등 다양한 채소가 함께 들어 있어 씹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쑥갓의 향긋한 향은 어탕국수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국수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함께 제공되는 다진 청양고추를 넣어 먹어 보았다. 칼칼한 매운맛이 더해지니, 땀이 송골송골 맺히면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
정겨운 분위기의 식당 내부. 곳곳에 붙어있는 사진들이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해준다.

어탕국수를 먹는 동안, 옆 테이블에서는 생선튀김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바삭하게 튀겨진 생선튀김은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다음에는 꼭 생선튀김도 함께 시켜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해지는 것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찐한식당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추억과 향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한 미소와 정겨운 말투 또한 찐한식당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자,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사장님의 물음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네주셨다.

식당 내부 전경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

찐한식당을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졌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어탕의 맛과 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옥천 청산면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에 또 옥천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찐한식당에 들러 어탕국수 한 그릇을 꼭 다시 먹어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에는 여전히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소리를 들으며, 찐한식당에서 맛보았던 어탕국수의 따뜻함과 도리뱅뱅이의 고소함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옥천 맛집 찐한식당, 그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빙어 튀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빙어 튀김

찐한식당에서는 어탕국수와 도리뱅뱅이 외에도, 생선튀김도 맛볼 수 있다. 바삭하게 튀겨진 생선튀김은 고소한 맛이 일품이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다. 특히 알이 꽉 찬 생선으로 튀김을 만들어 더욱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찐한식당은 옥천군 청산면에 위치하고 있지만, 영동군 황간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따라서 황간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도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영업시간은 유동적이므로, 방문 전에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저녁 시간에는 재료가 소진되어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많으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어탕국수 국물
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인 어탕국수 국물

찐한식당의 어탕국수는 7,000원, 도리뱅뱅이는 작은 사이즈가 10,000원, 큰 사이즈가 20,000원이다. 가격 또한 저렴하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맛까지, 찐한식당은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찐한식당에서 어탕국수 곱빼기를 시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일반 사이즈도 양이 상당히 많지만, 워낙 국물이 맛있어서 곱빼기를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곱빼기를 시키면 면의 양이 더욱 푸짐하게 제공되므로, 배불리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분주한 주방의 모습
끊임없이 손님들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주방

찐한식당은 태안으로 가는 길에 들르기에도 좋은 위치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출구에서 멀지 않아, 잠시 들러 식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굳이 멀리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고속도로 근처에서 훌륭한 어탕국수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 찐한식당의 큰 장점이다.

찐한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정겨운 분위기다. 낡은 식탁과 의자, 벽에 붙은 낙서들,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들의 모습은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끼게 해준다.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함과 정을 찐한식당에서 경험할 수 있다.

메뉴판
단출하지만 내공이 느껴지는 메뉴

찐한식당은 몇 년 전, 옥천 청성면 면민 장기 자랑 겸 면 음식 축제 장소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당시 찐한식당의 자리는 아니었지만, 어탕국수와 도리뱅뱅이, 생선튀김을 맛보면서 그 맛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 이후로 찐한식당을 잊지 못하고, 옥천에 방문할 때마다 꼭 들르는 맛집이 되었다.

찐한식당의 어탕국수는 민물고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다. 어릴 적 어탕을 먹고 비린 기억이 있는 사람도, 찐한식당의 어탕국수를 맛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찐한식당은 민물고기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바꿔주는 마법 같은 곳이다.

숟가락 위에 올려진 어탕국수
한 숟가락 가득 떠먹는 어탕국수의 행복

찐한식당에서는 어탕국수를 다 먹은 후, 밥을 말아 먹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진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어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김치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찐한식당은 그 명성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보니, 주말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하지만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대기하는 동안 주변 풍경을 감상하거나, 함께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면 지루함을 덜 수 있다.

넓은 식당 내부
넓고 쾌적한 식당 내부

찐한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비는 그쳐 있었다. 촉촉하게 젖은 땅은 더욱 선명한 색깔을 띠고 있었고, 공기는 맑고 깨끗했다. 찐한식당에서 맛있는 어탕국수를 먹고, 맑은 공기를 마시니, 몸과 마음이 모두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옥천은 나에게 힐링의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찐한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다. 옥천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찐한식당에 들러 어탕국수와 도리뱅뱅이를 맛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맛과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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